[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배달앱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5년 만에 일본 시장에 재진출한다. 당시 일본 진출 파트너였던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과 본격적으로 맞붙을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일본 배달앱 '푸드네코' 서비스를 시작했다.
푸드네코는 버거킹 등 다양한 음식점에서 1인분부터 주문·배달 가능한 서비스로, 현재 도쿄 미나토·시부야·신주쿠에서 이용할 수 있다. 내년 말까지 도쿄 시내(23구)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은 국내 배달앱 성공 DNA를 일본에 이식한다.
우선 배민 특유의 B급 감성 마케팅을 위해 고양이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웠다. 배민라이더스 같은 '네코라이더스'를 선보이고, 라이더 등록·교육 등을 종합 지원하는 라이더 센터도 시부야에 마련했다.
더불어 ▲앱 이용료 ▲기본 배달료 ▲최저주문금액이 없는 '3무(無) 정책'도 내세웠다. 다만, 배달거리가 1.5km를 초과할 경우 거리에 따라 배달료가 과금되며, 500 엔(한화 약 5200원) 미만의 소액 결제에는 일정 수수료가 붙는다.
우아한형제들은 현지 마케팅에 정통한 전문가도 영입했다. 우버에서 아시아 태평양 마케팅을 총괄했던 카즈히토 츠모 최고마케팅책임자(CMO)가 현지 법인을 이끈다. 그는 구글 재팬, 나이키 재팬, 아디다스 재팬 등에서 마케팅을 총괄한 바 있다.
◆'배민다움'으로 5년 전 실패 설욕…라인, 동지에서 적으로
우아한형제들의 일본 시장 진출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14년 라인과 조인트벤처 '라인브로스(Linebros)'를 설립하고 배달 서비스 '라인와우(Linewow)'를 선보였다. 라인와우는 당시 출시된 '라인페이' 시범대이기도 했다.
패스트푸드·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음식을 배달하는 푸드네코와 달리 라인와우는 고급화 전략을 펼쳤다. 일본 도쿄 시부야 지역 고급 레스토랑 6곳과 손잡고 프리미엄 도시락 배달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1년여 만에 철수수순을 밟았다. 일본 내 배달문화가 무르익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본에서도 음식 배달 서비스 인기가 높아지는 등 변화로 재도전에 나선 셈이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3~8월 일본 외식 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49% 감소한 반면, 배달시장은 72% 성장했다. 또 대한무역투자공사(코트라) 현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00만명 수준이던 일본 배달 이용자수는 지난 4월 500만명으로 급증했다.
공교롭게도 동반자였던 우아한형제들과 라인은 경쟁관계가 됐다. 라인이 올 초 300억 엔(한화 약 3천400억원)을 투자해 일본 최대 배달 서비스 업체 '데마에칸'을 인수했기 때문. 지난 8월 기준 데마에칸 연간 주문횟수는 전년 대비 30% 증가한 3천707만 건, 월간순이용자수(MAU)는 31% 늘어난 392만명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우버이츠, NTT도코모 D배달, 라쿠텐 딜리버리 등이 치열하게 경합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과 인수·합병(M&A)을 앞둔 딜리버리히어로(DH)도 최근 자회사 '푸드판다'의 일본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베·요코하마·나고야·삿포로·후쿠오카·히로시마 등 6개 도시에서 1천개가 넘는 음식점과 제휴해 배달 및 퀵커머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국내 음식 배달 시장에서 쌓은 역량을 해외에서도 발휘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일본에 재진출하게 됐다"며 "앞서 진출한 베트남에서도 하루 평균 주문 수가 200배 증가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해외 시장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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