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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온라인플랫폼법'은 과잉규제…업계·학계 '교각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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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계약서 작성·교부는 거래 기본…과잉 규제 아냐"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플랫폼법은 온라인 플랫폼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저하해 '교각살우' 우려가 있다."

이승민 성균관대 교수는 22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코리아스타트업포럼·서강대 ICT법경제연구소가 공동 개최한 '온라인 중개거래의 현재 그리고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토론회에서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플랫폼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교각살우'란 '작은 잘못이나 흠을 고치려다 일이 더 크게 잘못되다'는 의미다.

지적된 플랫폼법 제정안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는 입점업체와 ▲경쟁사 입점 제한 여부 ▲상품·서비스 노출 기준 ▲손해 분담 기준 등 14가지 필수사항을 기재한 계약서를 작성·교부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정위는 표준계약서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법 적용 대상은 ▲배달앱 ▲앱마켓 ▲숙박앱 ▲승차중개앱 ▲가격비교사이트 ▲오픈마켓 ▲부동산·중고차 등 정보제공사이트 ▲검색광고사이트 등으로, 직전 사업연도 기준 매출액(수수료 수입)이 100억원, 중개거래금액이 1천억원 이내에서 적용 대상을 정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업계과 학계에서는 공정위의 이같은 제정안 추진에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했다. 대체적으로 실효성 없는 규제로 온라인 플랫폼 혁신을 저해한다는 주장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온라인 중개거래의 현재 그리고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한국인터넷기업협회 네이버TV 캡처]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온라인 중개거래의 현재 그리고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한국인터넷기업협회 네이버TV 캡처]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 '기준 모호'…스타트업 성장 막을까

업계와 학계에선 법 적용 대상 기준이 모호해 '과잉 집행' 우려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승혁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역시 "공정위는 법 적용 대상을 법인 단위로 보는데, 플랫폼은 하나의 법인이 여러 중개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예컨대 한 사업자가 배달과 숙박 서비스를 모두 제공한다고 했을 경우, 배달앱 시장의 거래상지위가 다른 서비스에까지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승민 교수 역시 "두 개 이상 영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은 사업경계 및 경쟁관계 식별 등이 어려워 통일된 규율대상으로 삼기엔 부적절하다"며 "특히 '거래'에 대한 해석이 분분해 법 적용 대상에서 유튜브·넷플릭스는 빠지고 티빙·웨이브 등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는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모호한 기준은 곧 스타트업에게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실장은 "플랫폼의 규모와 영향력에 따라 입점업체의 권한이 큰 경우도 많은데, 플랫폼법은 매출액 100억원, 중개거래금액 1천억원 이내에서 법 적용 대상을 정해 수범대상을 과도하게 포괄했다"며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인 스타트업도 종업원 수가 30~50명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스타트업이 새로운 플랫폼을 만든 걸 별도의 시장으로 보고 독점적 지위가 있다고 하면 스타트업은 살아남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 표준계약서 근본적 해법?…"시장에 맡겨달라"

규제 실효성의 낮다는 지적도 있다.

정혜련 경찰대 교수는 "표준계약서 제정이나 거래조건 명시만으론 온라인 플랫폼이 시장 영향력을 바탕으로 계약 체결·유지에 있어 우위를 점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입점업체가 계약 체결 포기 시 해당 분야에서 영업이 불가능한 경우, 계약조건을 미리 안다는 것만으로 거래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대안으로는 '행동규약(코드 오브 컨덕트)'이 제시됐다. 사업자가 자율 규칙을 만들고 시행하면 정부는 사후 모니터링을 담당해 플랫폼 산업의 전문성은 살리면서 규제 실효성은 높이자는 주장이다.

하명진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실장은 "공정위가 법 제정을 통해 과도하게 시장에 개입하는 것보단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온라인쇼핑협회는 2009년부터 공정위와 통신판매중개사 자율준수협의회를 운영하며 오픈마켓 초기 문제점 해결에 힘쓴 바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동원 공정위 시장감시총괄과장은 플랫폼법은 사업자들이 우려하는 대로 과잉 규제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법 제정 과정에서 플랫폼사와 입점업체를 24번 만나는 등 충분한 의견을 수렴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플랫폼법에 새롭게 포함된 건 계약서 작성·교부 의무 하나로, 이는 대규모유통업법, 대리점법 등에 다 명시된 거래의 기본"이라며 "입점업체 측에선 수수료 규제 등 더 강한 규제를 요구했고, 기존 공정거래법엔 벌칙 조항도 있었으나 공정위가 혁신을 위해 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제정안은 최근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처 심사 및 국무회의를 거쳐 내년 초 국회에 제출, 이르면 2022년 상반기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윤지혜 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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