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실손보험료 인상률 의견을 각 보험사에 비공식으로 전달했다. 2009년 이전에 판매된 구실손보험은 15~17%, 2009년부터 2017년까지 판매된 표준화 실손보험은 10~12%를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2017년부터 도입된 신 실손보험은 동결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의 의견이 반영될 경우 각 보험사들은 이달 중으로 내년 1월 실손보험 갱신을 앞둔 계약자들에게 10%대 보험료 인상을 고지할 예정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적자로 인해 내년 20%대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일부 보험사들은 내년 1월 갱신을 앞둔 가입자들에게 표준화 실손은 최고 20% 초반대, 신실손은 최고 10% 초반대 인상률이 적용될 수 있다는 안내문을 발송했다.
실제로 지난해 실손보험 위험손실액은 2조8천억원이였고, 위험손해율은 133.9%로 지난 2016년 131.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위험손해율은 131.7%로 전년 대비 2.6%포인트 증가했고, 1조4천억원 가량의 위험손실액이 발생했다. 위험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가입자가 낸 돈보다 보험금으로 나간 돈이 더 많다는 의미다.
보험사의 바람과는 달리 당국이 제동을 걸면서 인상률은 10%대로 낮춰졌다. 원칙적으로 보험료는 각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당국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보험사들은 올해 두자리 수 보험료 인상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지만 당국의 개입으로 인해 구실손보험과 표준화 실손보험 평균 9.9% 인상, 신 실손 평균 9.9% 인하로 조정됐다.
두자리수 인상이 확실시 됐지만 보험사들은 손해율 개선에 턱 없이 부족하다면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10%대 인상률로는 내년에도 현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가입자들의 불만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가입자들이 보험금을 거의 청구하지 않았지만 보험료가 오르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전체 가입자의 65.7%가 보험금을 전혀 청구하지 않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료를 대폭 인상해 적자 폭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당국의 제공으로 인해 반쪽 인상에 그치게 됐다"며 "보험료가 오르면서 가입자들로부터 비난 받고 적자 상태는 여전히 지속되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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