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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자율규제 해왔는데"…연초부터 '확률형 아이템' 규제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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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규제 무용론 내건 정치권…게임업계 돌파구 모색 타이밍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정치권의 규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초 열린 자율규제 세미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정치권의 규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초 열린 자율규제 세미나.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게임사들의 핵심 수익 모델인 확률형 아이템을 두고 연초부터 정치권의 규제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최근 발의된 법안들이 게임업계가 2015년부터 시행 중인 자율규제의 실효성을 지적하며 나온 만큼 실제 통과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 2014년을 기해 정치권이 확률형 아이템을 법적으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선제적으로 자율규제를 도입한 게임사들은 다시금 자율규제 '무용론'을 앞세운 정치권에 대응할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유정주 의원(더불어민주당) 등 10인은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 확률 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내용을 담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지난 8일 발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확률형 아이템'을 일정 금액을 내고 구매하지만 구체적 종류나 효과와 성능 등은 우연적 요소(확률)에 의해 결정되는 게임 아이템이라고 정의하며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이 존재하는 경우 종류와 구성비율 및 획득확률을 게임물 내부에 표시하고 이용자에게 고지하라는 게 핵심이다. 해당 법안은 게임업계가 시행 중인 자율규제와 내용상 크게 다르지는 않으나, 법적인 강제성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말 대표 발의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에도 확률형 아이템 습득률 공시를 담은 조항이 담겼다. 표시의무를 담은 전부 개정안 제59조에 따르면 게임사는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종류별 공급확률, 그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표시해야 한다.

나아가 유료 확률형 아이템은 물론 유료와 무료가 결합된 형태의 확률형 아이템까지 습득 정보 공개 의무가 부과돼 현행 자율규제보다 공시 의무를 지는 확률형 아이템 범위가 넓어졌다. 이상헌 의원실은 조만간 공청회를 열고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이처럼 최근 발의된 게임법들은 모두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공시를 법적으로 못박겠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정주 의원실은 "한국게임산업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비회원사와 중국을 비롯한 해외 게임사들이 자율규제를 이행하지 않아 발생하는 역차별 문제 및 여전히 과소비와 사행심 조장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며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실제 자율규제는 도입 초기부터 국내 업체만 준수하고 외국 게임들은 이행하지 않을 거란 우려가 지속된 바 있다.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가 주기적으로 발표하고 있는 자율규제 미준수 게임물 리스트에도 중국 등 해외 게임 다수가 이름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게임업계는 정치권의 이같은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법적 규제가 아닌 자율규제를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이어오고 있다. 법으로 못 박는다 하더라도 국내에 법인을 두지 않은 해외 게임의 경우 실제 법률 집행이 어려워 국내 업체만 적용받는 역차별 문제가 해소되진 않을 거란 지적도 나온 바 있다.

최승우 한국게임산업협회 정책국장은 최근 관련 세미나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입법규제보다는 자율규제를 진행하는 게 산업 발전과 진흥, 이용자 편의 증진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현재 한국게임산업협회에서는 2015년부터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를 시행하고 있고 국내 업계는 자율규제를 매우 잘 준수하고 있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배관표 충남대 국가정책대학원 교수도 지난해 열린 포럼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표시를 정부에서 규제하는 것보다 자율적으로 규제하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고 본다"며 "업계 차원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확률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을 자율적으로 만들어내고 이를 전파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의장을 맡고 있는 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지난해 초 포럼에서 "인터넷 서비스 규제는 역외 적용에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다"며 "국내에 법인을 두지 않은 해외 인터넷 서비스의 경우 적용 대상이 되더라도 사법 관할권의 제한으로 인해 실제 법률 집행이 어렵다. 글로벌 플랫폼 환경에서 서비스 하고 있는 국외 사업자를 국내법으로 규제하려는 것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고 지적한 바 있다.

문영수 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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