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희권 기자]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인텔이 최근 신제품 출시 지연과 신기술 채택 난항으로 주력 시장인 CPU 시장에서 AMD와 엔비디아 등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인텔은 사령탑 교체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으나 성공 여부는 미지수이다. 인텔은 지난 주 밥 스완 최고경영자(CEO)를 2월 15일부로 하차시키고 팻 겔싱어 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신임 수장으로 임명했다.
팻 겔싱어 신임 수장은 VM웨어 CEO로 재직중이며 인텔 출신의 엔지니어 임원이다. 이번 CEO 교체에 대해 '적시에 잘 이루어진 처방'이라는 평가와 '단기간에 이렇다할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긍정적 평가는 겔싱어 신임 CEO가 인텔에서 회사 생활을 시작해 30년간을 보낸 인텔맨이며 2000년과 2005년까지 CTO로 근무해 인텔의 기술 로드맵을 꾀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이에 신임 CEO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밥 스완 CEO가 CPU 시장에서 신기술과 신제품 출시 지연으로 인텔의 시장 주도권 상실을 반복하지 않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웰스파고, 인텔 CEO 교체로 숨통 트일 것
투자사 웰스파고는 인텔이 CEO 교체로 생존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팻 겔싱어 CEO는 인텔에서 CTO로 재직하며 비지니스와 엔지니어를 모두 담당해 인텔의 기업문화나 핵심전략의 방향을 잘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일각에서는 겔싱어 CEO 취임도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사 스톤폭스캐피탈은 2009년 이후 인텔을 떠나 VM웨어 수장으로 재직했던 팻 겔싱어의 선임을 적절하지 못한 인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겔싱어가 VM웨어 CEO를 맡은후 2012년부터 이 회사의 주가는 50% 오르는데 그쳤다고 말했다. 인텔의 주가는 2010년부터 상승세를 탔고 밥 스완 CEO가 이끌던 2020년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스톤폭스캐피탈은 인텔이 CEO 교체를 통해 결실을 거두는데 수년이 걸려 그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CEO 교체가 회사의 성장 돌파구 찾기로 활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웰스파고 찰리 스카프 CEO와 GE 레리 컬프 CEO 모두 영입한지 1년 이상 지났으나 회사의 흑자전환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웰스파고는 지난 2019년 10월 스카프를 신임 CEO로 영입한 15개월후 손실만 30% 늘었다.
신임 팻 겔싱어 CEO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CPU 시장에서 약해진 인텔의 지배력 회복이다. 인텔은 지난주 열렸던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CES 2021) 행사에서 노트북용 CPU 타이거 레이크를 발표했으나 여전히 10나노미터 공정 생산 방식을 사용해 7나노미터 공정 방식의 AMD, 애플보다 뒤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AMD와 애플은 5나노미터 공정으로 생산 공정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인텔, CPU 기술 주도권 찾기 '안간힘'
인텔은 최근 대만 위탁생산 업체 TSMC와 손잡고 2023년부터 7나노미터 공정 방식으로 반도체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경쟁사들은 이미 7나노미터 공정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오히려 이전보다 더 미세한 5나노미터 공정으로 바꾸고 있다. 반도체 공급량은 인텔이 앞서고 있으나 반도체 공장을 없애고 외주 생산 방식으로 전환한 후 CPU 시장의 독점 지배력이 이전보다 크게 약화됐다.
애플의 탈인텔칩 정책으로 인한 맥컴퓨터용 CPU 구매수요 급감과 엔비디아나 ARM 기반 칩의 강세 등이 맞물려 인텔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
팻 겔싱어 신임 CEO가 30년간 인텔에서 근무하며 CTO로 CPU의 기술 로드맵을 이끌었던 경험을 살려 미래 CPU 산업의 방향을 제대로 예측해 인텔을 성공적으로 재도약시킬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희권 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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