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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도 재계 의견 '패싱'…선처 호소에도 이재용 실형, '탄식'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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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연자실' 경제단체 "삼성 넘어 韓 경제 악영향 우려…정부 차원 배려 필요"

'국정농단' 사건 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조성우 기자]
'국정농단' 사건 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조성우 기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재계 1위인 삼성을 이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실형 선고로 재계가 망연자실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전례 없는 경제 위기에 놓인 상황 속에 국가 경제를 이끄는 삼성의 총수가 3년여 만에 또 다시 구속되자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이 부회장은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뇌물공여·횡령 등의 혐의로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지난 2019년 8월 2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의 항소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낸 지 508일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앞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 등 경제단체장들이 이 부회장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냈으나 재판부는 경제계의 호소를 끝내 외면했다. 지난 4일부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6만여 명이 이 부회장이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자유의 몸으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경제계는 이 부회장의 부재로 국가 경제에 위기가 닥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안타까움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 그동안 이 부회장이 코로나발 경제위기 속에서 과감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진두지휘하며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데 일조해 왔던 것을 재판부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드러냈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구속 판결이 나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삼성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이번 판결로 인한 삼성의 경영활동 위축은 개별기업을 넘어 한국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간의 리더십 부재는 신사업 진출과 빠른 의사결정을 지연시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부디 삼성이 이번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해 지속 성장의 길을 걸어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용만 회장이 이끄는 대한상의도 이 부회장의 실형 선고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앞서 박 회장은 이 부회장의 선처를 바라며 재판부에 탄원서까지 제출했으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아쉬움이 큰 상태다. 박 회장은 한국 경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삼성의 총수인 이 부회장이 다시 구속되면 삼성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담아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으로 재직하는 7년여 동안 기업인 재판에 탄원서를 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한국경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한 데 이 부회장이 실형을 선고 받고 옥살이를 할 수밖에 없어서 이 부회장이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것 같아 걱정된다"며 "이를 테면 코로나로 인해 산업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는데 신산업을 유치한다던지 하는 중요한 부분에서 총수로서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할 것 같다"고 밝혔다.

 [사진=아이뉴스24 DB]
[사진=아이뉴스24 DB]

경총은 실형을 선고한 이번 판결에 대해 삼성그룹의 경영 공백이 현실화돼 매우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 세계 각국의 자국 산업 보호 중심의 경제정책 가속화 등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 공백으로 중대한 사업 결정과 투자가 지연됨에 따라 경제·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총 관계자는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심화될 글로벌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 글로벌 기업의 적극적인 사업확장과 기술혁신으로 신산업분야 등에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 노력이 절실하다"며 "향후 삼성그룹의 경영 차질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정책적·행정적 배려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정구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회장도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에 대한 유죄 선고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정 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따른 우리 경제의 피해가 엄청났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전망치보다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고 있는 중심에는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반도체 및 가전 등의 성과가 밑거름이 됐다"며 "이번 판결로 삼성전자의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는 점에 대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대외적인 이미지 및 실적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함께 상생하는 수많은 중견·중소기업 협력업체들의 사활도 함께 걸려있기 때문에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까 우려된다"며 "삼성전자 임직원과 이 부회장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며, 경영공백에 따른 리스크가 있더라도 우리나라 경제의 원동력으로써 계속 힘써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재계 일각에선 이 부회장의 재판 결과를 두고 국가적 손실이 상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재계 관계자는 "일상적인 경영은 전문경영인들이 이어갈 수 있어도 대규모 시설투자나 인수합병 등에선 오너가 없인 결정하기 힘든 일"이라며 "연이은 사법리스크로 삼성 입장에선 성장 동력을 잃을까 초조해 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은 국가 경제적인 측면에서 대규모 투자, 채용 등을 통해 기여하는 바가 상당히 크다"며 "이번 일로 삼성은 물론 국내 경제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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