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인텔이 오는 2023년부터 7㎚(1nm=10억분의 1미터) 프로세서 대부분을 자체 생산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또 특정칩과 관련해선 7nm를 넘어 5nm 수준에 도달한 TSMC, 삼성전자 등 외부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팻 겔싱어 신임 인텔 CEO(최고경영자)는 22일 오전 7시(현지시간 21일 오후 2시)부터 한 시간가량 진행된 2020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7nm 기술 개발 상황을 점검한 결과 개선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며 "2023년부터 7nm 공정에서 제조된 제품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인텔은 최근 실적 악화에 시달리자 밥 스완 CEO를 사실상 경질하고 겔싱어 신임 CEO를 새로운 사령탑으로 낙점했다. 겔싱어 신임 CEO는 다음달 15일부터 직무를 수행하기에 앞서 지난 한 주 동안 회사의 반도체 제조공정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밥 스완 현 인텔 CEO 역시 이날 7nm 공정과 관련해 예정대로 2023년부터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인텔은 지난해 7월 '2020년 2분기 실적발표' 당시 7nm 공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프로세서 출시 일정이 계획보다 6개월 지연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7nm 프로세서 중 PC용은 2022년 하반기~2023년 상반기, 서버용 프로세서는 2023년 하반기께 출시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완 현 CEO는 "지난해 7월 (7nm 공정 도입 지연 관련) 밝혔던 문제는 해결됐다"며 "지난 6개월간 7nm 공정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인텔은 향후 생산 물량 중 일부를 외부 파운드리로 활용할 것이란 계획도 밝혔다. 이날 특정 업체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TSMC와 삼성전자와 이미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미국 IT 전문 매체 세미어큐레이트는 인텔이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한 달에 300㎜ 웨이퍼 1만5천 장 규모로 인텔 칩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최근 인텔과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 애리조나주에 첨단 5nm 이하 공정을 위한 공장을 2023년 가동을 목표로 짓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실적발표에서 올해 최대 31조 원(280억 달러)을 설비 투자에 투입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겔싱어 CEO는 "외부 파운드리에 생산을 맡기는 것과 관련해선 CEO에 정식 취임한 후 밝힐 예정"이라며 "인텔의 제품 포트폴리오가 광범위 해 특정 기술과 제품과 관련해선 외부 파운드리 사용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인텔은 이날 시장 예상을 뛰어 넘는 지난해 4분기 실적도 발표했다. 인텔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00억 달러, 주당순이익(EPS)는 1.52달러로, 각각 시장 예상치 174억 달러, 1.10달러를 웃돌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PC 반도체 판매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매출은 778억670만 달러, 영업이익은 236억7천800만 달러로, 전년보다 각각 8.2%, 7.4% 증가했다. 인텔은 올해 1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을 각각 175억 달러, 1.10 달러로 전망했다.
인텔이 이날 실적 발표를 한 것을 두고 외신들은 주요 실적 정보가 해킹을 당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인텔은 실적 발표 전에 홍보실에서 만든 실적 인포그래픽이 회사 외부에 유출됐다는 사실을 접한 후 이와 관련해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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