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은 22일 오후 서울 중구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6개 금융협회장의 간담회가 끝난 직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어떠한 방향으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추진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국민 편익 차원에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했으면 하는게 다수론 같은데 의료계의 반발이 심하다"고 답했다.
이어 "그래서 수위조절을 하려고 한다"며 "어느 정도 냉각기를 가진 뒤 다시 한번 소통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제35대 생명보험협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주요 추진 과제 중 하나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꼽은 바 있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실손보험금 청구 전산화 사업의 조속한 시행을 통해 의료기관·소비자·생보사가 상호 윈윈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고, 지난달 비대면 기자간담회에서도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도입을 위해 의료기관의 참여와 의료법 적용의 예외를 규정하는 보험업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실손보험은 보험 가입자가 질병이나 상해로 입원 또는 통원 치료 시 의료비로 실제 부담한 금액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약 3천800만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도 불리지만 보험금 청구 과정이 번거롭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지난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제도 개선을 권고한 이후 청구 과정을 개선하기 위한 시도가 있었지만 의료계의 반대로 인해 12년 째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제20대 국회에 이어 이번 국회에서도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발의됐던 개정안의 핵심은 의료기관이 증빙서류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산망을 통해 보험사에 전송하는 것이었다.
의료계는 실손보험이 민간 간의 계약이기 때문에 보험업법 개정을 통해 의료기관에서 실손보험 청구를 대행하도록 하는 것은 타당성이 없다며 절대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의료계의 설득으로 일부 의원들이 개정안에 반대 의견을 내면서 개정안은 결국 폐기됐고, 현재 업계에서는 후반기 국회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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