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확률형 아이템 습득률 공시를 골자로 하는 자율규제 강령이 이르면 이달 중 개선될 전망이다.
'뜨거운 감자' 확률형 아이템을 두고 최근 법제화 목소리가 드높은 가운데, 게임업계가 선제적으로 한층 강도 높은 자율규제를 내세워 여론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 의장 황성기)는 지난해 지스타2020 종료 이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강령 개정안을 마련 중이다. 조영기 GSOK 사무국장도 지난 2월 26일 열린 온라인 세미나에서 "자율규제 강령 개정 TF를 운영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자율규제 강령 개정안은 이르면 이달 내 GSOK 자율규제평가위원회 승인을 거쳐 한국게임산업협회(협회장 강신철)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후 협회 측이 해당 안을 받아들일 경우 외부 공표돼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다만 해당 개정안이 어느 정도의 수위일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가 첫 시행된 건 2015년 7월이다. 정치권에서 유료 확률형 아이템 판매 흡득률과 아이템 구성 등을 공시하는 법안을 연이어 발의하자 업계 자정 및 대응 차원에서 자율규제안을 내놓은 것.
당시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현 게임협회)가 내놓은 자율규제 원안은 청소년 이용가 게임물의 유료 확률형 아이텝 습득률 공시가 골자였다. 자율규제 준수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자율규제 인증제도도 실시했다.
그러나 자율규제만으로는 이용자 보호에 부족함이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협회는 2017년 7월 자율규제 적용 대상을 전 플랫폼으로 확대 적용하고 게임 진행에 반드시 필요한 아이템을 유료 확률형 아이템에 포함하지 않는 내용 등을 담은 자율규제 강화안을 시행했다. 아울러 자율규제 이행 현황 감독 및 사후 관리할 평가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2018년 7월에도 자율규제를 한 차례 더 개선했다. 적용 대상을 기존 청소년 이용가 게임물에서 청소년이용불가 등급까지 확대하고 확률형 아이템 구성 비율을 개별 확률을 공개하는 한편 관련 정보를 구매 화면에서 안내하도록 했다.
이처럼 게임업계는 2회에 걸쳐 자율규제를 확대 및 개선했으나 끝내 정치권의 규제 시도를 저지하진 못한 모습이다. 그동안 정치권의 규제 시도를 앞장서 막아왔던 게임 이용자들이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두고서는 환영하는 여론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유료 확률형 아이템은 물론 유료와 무료가 결합된 확률형 아이템까지 습득률 공시를 못박은 게임산업진흥에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한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동안 협회와 업계에 수차례 자정 기회가 주어졌으나 이용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국게임학회도 최근 "지난 6년간 게임업계가 자율규제를 통해 아이템 확률을 공개한 노력은 한계에 달했으며 산업계가 제시한 '확률형 아이템 정보는 영업비밀'이라는 논리는 모순"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결국 3월 중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율규제 강령 개선안은 확률 규제 법제화를 막기 위한 게임업계의 마지막 보루가 될 가능성이 높다. 확률형 아이템 규제 여론이 뜨거웠던 2015년 당시 선제적 자율규제로 파도를 막아낸 게임사들이 이번에도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문영수 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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