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글로벌 '디지털세' 도입 청신호가 켜지자 구글이 '표적 과세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디지털세보단 서비스 생산국의 과세권을 소비국으로 이전하는 국제 조세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카란 바티아 구글 정책협력 담당 부사장은 최근 공식 블로그에 "외국 기업들을 겨냥한 세금이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이라며 "그중 가장 두드러지는 게 디지털세 증가 추세인데, 이러한 표적 과세 정책은 미국과 동맹국 일부 간 갈등을 유발하고 국가 간 무역 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세는 구글·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IT기업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특정 지역에서 매출을 내면 법인·서버 운영 여부와 관계없이 세금을 내도록 한 제도다. 다국적 기업이 전 세계서 막대한 돈을 벌면서도 고정 사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세금을 회피하는 걸 막기 위해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디지털세를 추진해왔다.
그동안 미국은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디지털세를 반대하며 기업이 과세 체계를 직접 선택하는 '세이프 하버' 체제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같은 입장을 철회하며 디지털세 도입에 청신호가 켜졌다.
외신에 따르면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지난달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화상회의에서 "미국이 더는 세이프 하버 규정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며 디지털세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는 7월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회에서 디지털세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구글은 '디지털세=이중과세'라고 즉각 반발했다.
바티아 부사장은 "디지털세는 미국에서 이미 과세한 소득에 별도의 권한을 주장하는 것"이라며 "구글은 세계에서 법인세를 가장 많이 내는 기업 중 하나로, 지난 10년간 이익의 20% 이상을 세금으로 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다국적 기업과 마찬가지로 자국 시장에 법인세의 80%를 납부하고 있는데, 이런 조세 관행은 국제 정책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은 서비스 소비국보다 생산국의 과세 권한이 큰 국제 조세 관행을 바꾸는 게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주장한다. 글로벌 IT기업을 포함해 미 수출 기업은 해외에 더 많은 법인세를 내되, 미국으로 수출하는 외국 기업은 미국에 세금을 내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바티아 부사장은 "구글은 상품과 서비스가 소비되는 국가의 과세 권한을 높이는 체계를 위해 과제 규정을 개정하고자 오랫동안 노력해 왔다"라며 "세계 각국이 이번 중대 프로젝트에 힘을 모아 21세기 국제적 협력을 위한 보다 확고한 기반을 구축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