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임직원 보상 강화 방안을 모색한다. 게임업계에서 시작된 연봉 인상 행렬이 인터넷업계로도 번질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는 24일 주주총회 후에 열리는 이사회에서 임직원 보상 문제를 논의한다. 카카오도 인사부서와 일반 직원들이 함께 평가·보상 문제를 논의하는 태스크포스(TF) '길'을 신설한다. 이는 지난달 이해진·김범수 창업자가 진행한 사내 간담회의 후속 조처다.
최근 게임업계 연봉 인상 바람이 IT업계로 번지면서 네이버와 카카오에도 보상 강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이에 두 창업자는 사내 간담회에서 "보상책을 마련하고 있다, 시간을 달라"며 임직원 달래기에 나섰으나 "구체적인 대안이 없다"는 내부 불만의 목소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소속 네이버지회는 지난 2월 '성과급 산정 기준을 공개하라'는 메일을 전 임직원에 발송한 데 이어, 오는 24일 주총에서도 보상 문제를 언급할 예정이다. 카카오지회 역시 이달 말 단체협약에서 연봉 인상 논의를 진행한다.
이처럼 보상에 대한 직원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이 창업자는 지난 12일 구성원들에게 "사업과 보상은 제가 20년 일해 오면서 늘 가장 고민해온, 고민할 수밖에 없는 동전의 앞뒷면 같은 본질"이라며 "좋은 사업 없이 좋은 보상이 이뤄질 리 없고 좋은 보상 없이 좋은 사업이 지속할 수 없다"는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이어 "저도 이 회사를 떠나기 전에 '해진이 형이 쏜다' 한번 해서 여러분에게 칭찬받고 사랑받는 거 해보고 싶다"며 "외부 환경과 사업 변화를 반영한 경영적 결정을 내리기 위한 여러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이 더 커지고 더 잘돼야 타사와의 보상 싸움에서 최종 승자가 된다"고 강조했다.
◆ "업계 연봉 경쟁 지나쳐" vs "직원과 성장 과실 나눠야"
'도미노'식 연봉 인상 행렬을 바라보는 IT업계 시선은 복잡하다. 한편에선 연봉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됐다고도 지적한다. 개발자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경쟁적으로 연봉을 올리다 보니 자금 여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은 인재난에 처하게 됐기 때문이다.
또 한 기업 내에서도 개발자와 비개발자 간, 기존 직원과 경력직 간 격차가 확대되는 점도 문제다. 더욱이 게임 하나가 성공하면 막대한 돈을 버는 게임업계와 달리, 인터넷업계는 서비스 성공이 곧바로 수익 창출로 이어지지 않아 급격한 연봉 인상이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이 창업자 역시 메일에서 "지금 업계의 보상 경쟁은 IT업계 인력의 보상 수준을 끌어올리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회사마다 회사의 사업 변화나 방향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서로 너무 급하게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 같아 후유증이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비대면 경제로 인한 사업 성장 수혜를 직원들과 나눠야 한다는 주장도 팽팽히 맞선다. 지난해 국내 IT업계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연봉 및 성과급을 지급하는 건 부당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새로 썼다.
특히 네이버의 영업이익률(연결기준)은 22.91%로, 엔씨소프트(34.1%)보단 낮지만, 넷마블(10.94%), 컴투스(22.18%), 게임빌(17.04%)보단 높다. 회사 측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설명하지만, 영업이익률로 보면 큰 폭의 연봉 인상을 단행한 게임업계에 뒤지지 않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인터넷기업 실적을 보면 직원들의 연봉 인상 요구가 이해할만하다"라며 "이들 기업은 보상책으로 스톡옵션을 거론하지만, 스톡옵션 행사 시점에 주가가 반드시 좋으리란 보장이 없는 만큼 주식보단 안정적인 연봉으로 보상을 해달라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혜 기자(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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