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은행권에 중소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자금 공급을 당부했다. 지금의 가계부채 수준을 고려하면, 중소기업 외엔 은행의 돈이 갈 곳이 없다고도 강조했다.
29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금융지원센터 현판식·중소기업계 간담회'이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은 위원장은 행사 모두발언을 통해 앞으로 은행들의 돈은 중소기업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늘어나는 가계 부채를 그대로 둘 수 없기 때문이다.
은 위원장은 "은행들의 대출 대상은 가계, 대기업, 중소기업인데 대기업은 자체 자금이 많아 상대적으로 의존도가 떨어지고, 가계 대출도 이젠 줄여야 할 때다"라며 "돈을 운용해야 하는 은행들로선 대기업과 가계 대출에 돈을 못 쓰면 중소기업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은행도 이자를 줘야 하니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행사가 끝나고도 은 위원장은 "대기업에 자금 공급을 집중했던 은행들은 외환위기 이후 가계에 돈을 뿜었지만, 이제는 거시경제나 은행 건전성 측면에서 가계 대출을 더 늘릴 수는 없다"라며 "어찌됐든 중소기업으로 돈이 갈 수밖에 없는데, 이제는 중소기업을 제대로 분석해서 도약 기회로 삼아야하지 않겠냐는 게 은행들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는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여건이 악화됐지만, 정상화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대해선 신용평가 시 회복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는 한편, 불가피하게 신용도가 떨어진 기업에 대해선 대출 시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은 위원장은 "업계가 우려하는 건 신용도가 떨어지는 것"이라며 "다만 금융당국이 신용평가를 건들 수 없으니, 은행들이 대출할 때 지난해 상황을 감안해 자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달 중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하려 했으나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과 관련해 비주택담보대출, 비은행권에 대한 규제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4월로 발표 시기를 미뤘다. 이와 별개로 은 위원장은 여전히 건전성과 청년층의 주거사다리 사이에서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총론은 올해 연착륙을 통해 다시 가계부채 증가율을 4% 내외로 관리하는 것"이라면서 "다만 각론에서 건전성과 청년층의 주거사다리를 어떻게 동시에 가져갈지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칫 부동산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이 갈 수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쌍용차의 유력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 결정이 지연되는 등 피(P) 플랜이 난항을 겪고 있는 데에 대해선 "금융당국이 이렇다 저렇다 의견을 낼 수는 없다"라면서도 "주의깊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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