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상공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의 이례적 행보는 최근 취임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상의는 31일 서울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제48회 상공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문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상공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 참석은 2013년 이후 8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유일한 법정 종합경제단체인 대한상의가 정부와 업계를 잇는 든든한 소통 창구가 되어주길 바란다"며 "정부도 언제나 상공인들과 기업을 향해 마음과 귀를 열겠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정부와 재계의 소통 창구로 대한상의를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 기업의 역할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단기 매출, 영업이익 같은 재무적 성과 중심에서 환경, 사회, 지배구조와 같은 비재무적 성과도 중시하는 ESG라는 따뜻한 자본주의의 시대를 열어야 할 때"라며 "지속 가능 발전이 세계적인 새로운 비전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지난 1년 코로나 혼돈 속에서도 우리는 K-방역과 헌신적인 의료진, 묵묵히 책임을 다해온 상공인들의 노고 덕분에 잘 버텨왔다"며 "이제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경제도 재개 조짐을 보이며 긴 터널 끝 빛이 보이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 사회가 기업의 역할이 필요하고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변화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은 혁신의 주체로서 우리 경제의 원동력이 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과 최 회장의 기념식에 앞서 사전 환담을 갖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최 회장의 취임을 축하하며 소통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4대 그룹 회장의 대한상의 회장 취임이 처음이라 뜻깊다"며 "대한상의를 통해 수집되는 기업들 의견을 정부는 최우선적으로, 정례적으로 협의해서 함께 해법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이 이끄는 SK그룹에 대해서도 "불화수소 국산화를 통한 소재 자립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생산으로 환란 극복에 기여하고 있다"며 감사를 전했다.
최 회장은 "대통령께서 친히 와주셔서 감사하다. 상공인들이 기운을 북돋을 수 있을 것"이라며 "경제 회복을 위해 다양하게 기업의 의견을 수렴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재계에선 최 회장의 취임 이후 정부와 대한상의의 관계가 긴밀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대한상의를 재계와의 소통 창구로 공식화한 만큼 앞으로의 소통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최 회장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성윤모 산업부 장관, 장인화 부산상의 회장,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김범수 카카오 의장 등 대한·서울상의 신임 회장단과 중소상공인 대표, 수상자 대표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경제 발전에 기여한 상공인과 근로자 248명이 훈장과 산업포장, 대통령 표창 등을 받았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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