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미국 상원이 반도체 공급난을 해소하기 위한 공급망 안정화 법안을 발의한다.
미국 정부와 국회는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법안을 비롯한 다양한 공급망 대책을 내놓고 있다. 기세를 몰아 아시아에 뺏겼던 반도체 패권을 찾아오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다. 바이든 정부 행보에 한국 반도체 업계가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8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반도체 공급망과 관련해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며 "의원들은 '우리의 공급망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한 법안에는 미국에 안정적으로 반도체를 공급하기 위한 지원 방안이 포함될 예정이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량 확대와 함께 중국을 견제하는 방안이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백악관은 오는 12일 제너럴모터스와 포드 등 미국 자동차 업체들과 삼성전자 등 반도체 제조업체 등과 함께 반도체 공급망 대응 방안회의도 열 계획이다.
미국 정부가 잇달아 밝히는 공급난 해소 방안엔 한국, 중국 등에 내줬던 반도체 주도권을 가져와 미국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바이든은 지난 2월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을 전면 재검토 하라는 행정 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이 지연됐고, 미국인 노동자 근무 시간은 감소했다며 "우리는 미국인 노동자에게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반도체 생산의 80% 가량이 삼성전자, TSMC 등 아시아 업체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 바이든 정부는 공약으로 내건 반도체 사업 경쟁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미국에서 반도체 생산을 확대시켜야 한다.
이미 인텔은 지난달 200억달러(약 22조3천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2개의 새로운 공장을 건설,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에 재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바이든 정부 정책과 보조를 맞춘 셈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은 중국 반도체 굴기를 제압하기 위해 하이실리콘, SMIC 등을 블랙리스트에 등재했다"며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2024년까지 투자비의 40% 수준을 세액공제하고 반도체 인프라 및 R&D에 228억 달러(약 25조4천억원)를 수준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반도체 업체들은 이 상황을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한국 업체에 투자를 요구하거나 중국과 거래를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중국 등 나라들이 반도체 산업 내재화를 추진하며 패권 경쟁을 벌이다보니 한국 업체들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이 지속돼 자체 사업 경쟁력까지 저하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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