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크래프톤이 본격 상장 절차에 착수했다. 올 하반기 중 코스피 입성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상장을 앞둔 다른 게임주들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한국거래소는 크래프톤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며 NH투자증권·크레디트스위스·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JP모건 등이 공동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일반적으로 상장 심사 기간이 45영업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공모는 6월 말~7월 초 즈음 시작될 전망이다.
크래프톤은 명실상부한 올해 IPO 최대어다. 게임은 물론이고 전체 IPO 시장에서도 최대 기대주로 꼽힌다. 상장된다면 기업 가치가 30조원까지 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장외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으로 20조8천369억원에 이른다.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보다 수천만원 남짓 높은 수준이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31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상장을 위한 준비 작업을 마쳤다. 우선 액면가 500원인 주식을 5분의1로 액면분할하기로 했다. 장외주식 정보 앱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현재 1주당 243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액면분할이 될 경우 1주당 40만원대에서 거래될 것으로 보인다. 분할 날짜는 오는 5월4일이다.아울러 총 발행 가능 주식의 총수를 기존 1억주에서 3억주로 늘렸다.
앞서 크래프톤은 IPO를 앞두고 호실적을 받아들었다.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 1조6천704억원, 영업이익 7천73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53.6%, 영업이익은 115.4% 늘어났다. 국내 게임사 중에서는 영업이익 8천248억원인 엔씨소프트와 비슷한 수준으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로 대표되는 모바일 게임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이처럼 실적 개선은 뚜렷했지만 실적의 대부분을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 기반 게임이 차지했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었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원게임 리스크'가 여전하다. 또 2020년 1분기 이후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 추세라는 점도 변수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과 인도 간 국경 분쟁으로 인도 지역에서의 '배그 모바일' 서비스가 전면 중단된 것이 영향을 미친 모양새다. 인도에서 '배그 모바일'의 퍼블리싱을 중국 텐센트가 맡고 있기 때문인데 텐센트는 크래프톤 지분 16%를 보유한 2대 주주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PC 온라인 게임 '엘리온'을 야심차게 선보였지만 초반 '반짝'했을 뿐 이후에는 눈에 띄는 흥행세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 결국 올해 하반기 출시될 예정인 또 다른 '배그' IP 게임인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2월부터 사전예약을 진행했는데 일주일만에 5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흥행 기대감은 높다.
한편 크래프톤의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다른 게임사들의 상장도 주목받고 있다. 넷마블네오, 스마일게이트RPG, 클로버게임즈 등이 근시일 내 상장을 추진할 업체로 꼽힌다.
이 중 넷마블네오는 최근 주요 증권사에 IPO를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상장 주관사도 선정할 전망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넷마블네오의 장외주식 가격은 한달전 9만원대에서 현재 14만원대까지 뛰었다.
스마일게이트RPG는 지난 2019년 미래에셋대우를 상장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 이후 새로운 소식은 없으나 여전히 상장 가능성이 있는 업체로 꼽힌다. 클로버게임즈 역시 올해 IPO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 관계자는 "크래프톤이 현재 IPO가 예정된 게임사 가운데 가장 흥행 기대감이 크다는 점은 분명하며 올해 공모주 투자 열기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게임사들의 경우 아직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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