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만 2년간에 이른 배터리 분쟁이 공식 종료됐다. SK이노측이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 LG엔솔측에 2조원 규모 손해보상을 지급하는 한편 양사가 진행 중인 국내외 소송을 모두 취하하는 조건이다.
LG엔솔과 SK이노베이션은 11일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진행 중인 배터리 분쟁을 모두 종식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2019년 4월부터 진행된 ITC의 영업비밀 침해, 특허 소송은 물론 국내외 모든 관련 소송을 취하한다는 것이다.
ITC가 지난 2월 LG엔솔측이 제기한 SK이노측 영업비밀 침해에 대해 미국 내 SK이노 배터리 10년간 판매금지라는 중징계를 최종 판결을 내렸다. 양측의 쌍방간 특허침해 ITC 소송 2건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와 별개로 미국 연방정부, 국내 법원이 동시 영업비밀 침해 및 과거 합의파기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다.
양사는 이번 합의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이 LG엔솔에 현재가치 기준 현금 1조원, 로열티 1조원 등 총 2조원 규모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지금까지 진행 중인 소송을 모두 취하하는 한편 향후 10년간 양사의 추가적인 송사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LG엔솔은 지금까지 SK이노베이션에 피해보상과 관련 3조원 이상의 합의금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이 1조원대선을 고수한 것에 비하면 이번 합의는 양사가 한발짝씩 양보한 것으로 보인다.
김종현 LG엔솔 사장, 김준 SK이노 사장은 이날 공동 입장문을 통해 "한미 양국의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건전한 경쟁과 우호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다"며 "특히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 중인 배터리 공급망 강화 및 이를 통한 친환경 정책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합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준 한국과 미국 정부 관계자들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측은 이와 별도로 "이번 분쟁과 관련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친환경 정책, 조지아주 경제의 성장고 일자리 창출에 더 큰 책임감을 갖게 됐다"며 "무엇보다 2022년 본격적인 생산을 앞둔 포드 및 폭스바겐 등 고객사들의 변함 없는 믿음과 지지에 적극 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미국 배터리 사업 운영 및 확대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돼 미 조지아주 1공장의 안정적 가동 및 2공장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며 "미국은 물론 글로벌 전기차 사업 발전과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내외 추가 투자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엔솔도 "이번 합의는 공정경쟁과 상생을 지키려는 당사의 의지가 반영된 것인데 배터리 관련 비식재산권을 인정받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합의를 통해 폭스바겐, 포드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고 환영했다.
LG엔솔은 "SK이노측 조지아 공장도 정상 운영이 가능해져 양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공존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됐다"며 "전 세계적인 친환경 정책에 발맞춰 글로벌 선도기업으로서 과감하고 선제적 투자를 통해 대규모 배터리 공급 확대 및 전기차 확산이 성공적으로 실행되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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