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SK텔레콤이 통신회사와 투자회사로 나뉘는 사업재편을 단행하면서 박정호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하이닉스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해 신설회사로 이동한다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4일 '인공지능(AI)&디지털 인프라(Digital Infra) 컴퍼니'와 'ICT 투자전문회사'로 인적분할한다고 발표했다. 분할비율은 자산 기준으로 존속법인과 신설법인 각각 6대 4정도를 검토하고 있다. 약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사회를 통해 최종적인 얼개가 확정될 것으로 보이나 SK브로드밴드 등 통신 관련 자회사는 존속회사에, SK하이닉스・ADT캡스・십일번가・티맵모빌리티・원스토어・콘텐츠웨이브 등은 투자회사에 배치될 전망이다.
투자회사는 국내외 반도체 관련 회사 투자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구 도시바메모리) 투자,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진행했을 때보다 더 나아간다는 것.
아울러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ICT 자회사들의 기업공개(IPO)를 적극 추진해 자회사들의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수익창출-재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반도체·뉴ICT에 주력…SK하이닉스 경영 참여도
박 대표는 2017년 SK텔레콤 취임 이후 탈통신을 기치로 통신 중심의 사업 구조를 미디어, 보안, 커머스, 모빌리티 중심으로 재편하는데 주력했다.
SK그룹 내 인수합병(M&A) 전문가로 평가 받는 박 사장은 물리보안 업계 2위인 ADT캡스와 유선방송사업자 티브로드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우버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 굵직한 사업 제휴도 성사시켰다. 이뿐 아니라 매물로 나온 e커머스 기업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도 참여한다고 직접 밝혔다.
무엇보다 직접 인수작업에 참여한 자회사 SK하이닉스가 2018년 키옥시아, 지난해 인텔 낸드 부문 인수를 추진할 때 역시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과정에서 박 대표는 지난해말 SK그룹 인사를 통해 SK하이닉스 부회장에 선임되면서 본격적으로 SK하이닉스 경영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그간 SK하이닉스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 의장 역할을 해왔다. 현재는 SK하이닉스는 이석희 사장과 박 부회장이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박 대표의 부회장 선임과 관련, "SK하이닉스에서 기업문화 부문을 맡아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는 데 주력하게 된다"며 "이 사장은 기술과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개발, 투자, 운영 등을 책임진다"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박 대표는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농어촌 5G 공동이용 계획을 위한 업무협약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투자회사로 이동할 것이냐"는 질문에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하기도 했다.
다만,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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