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1년2개월여 만에 재개되는 공매도가 이번 주 국내 증시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간 감소세던 공매도 잔고 비율이 과거 평균 수준으로 확대될 수 있단 점과 공매도 재개에 따른 외국인 귀환 가능성 사이에서 지수는 등락을 오갈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주 코스피 예상밴드는 3130~3250포인트로 제시됐다. 1분기 실적시즌의 정점을 지나며 시장의 무게중심이 대형주로 쏠리는 가운데 공매도 재개 이벤트가 기업 펀더멘탈에 대한 차별화를 더 강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가 3150~3250포인트를 오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코스피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가 상향된 가운데 공매도 재개는 업종별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평가다.
노동길 NH투자증권 투자전략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코스피 기업 59곳의 지배주주 순이익은 기존 전망치를 이미 90% 가까이 상회하고 있다"며 "공매도 재개가 업종 수익률이나 스타일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조정 시 복원력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로 지수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며 "지난해 공매도 금지 이후 급감했던 공매도 잔액 비율이 과거 평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매도 잔고 비율의 평균 수렴을 가정할 때,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추가로 쌓일 수 있는 공매도 잔액은 각각 11조4천억원과 3조5천억원으로 추정된다. 박 연구원은 "다만 공매도 재개가 외국인이 국내 증시 재진입 가능성을 높이고, 프로그램 차익거래 또한 순매수 전화될 수 있단 점은 수급에 긍정적일 순 있다"고 짚었다.
하나금융투자는 코스피 3130~3230포인트를 이주 예상밴드로 제시했다.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지난주 국내 증시에 경계심리가 생겼지만, 코스피 레벨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일 것이란 판단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주식시황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 재개 국면이던 2009년 5월 이후 코스피 1개월 수익률은 1.8%, 2011년 11월 당시도 0.6%를 기록하며 공매도 재개와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며 "지수 레벨 자체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히려 외국인 수급이 점차 개선될 수 있단 점에 주목해야 한단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 재개 국면의 또 다른 공통점은 재개 2개월 전후를 기점으로 외국인이 매수 우위로 전환했다는 점"이라며 "이번 공매도 금지기간 외국인 매도 공세가 가팔랐던 만큼 재개 시 이익 대비 저평가 기업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주 코스피 예상밴드를 3140~3240포인트로 내놨다. 이 증권사는 공매도가 증시 불확실성을 확대할 것이라면서도 지나친 우려를 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험상 공매도가 수급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요인은 맞다"면서도 "다만 이번 재개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구성종목에 한정되기 때문에 큰 매도 압력에 노출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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