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LG유플러스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LG유플러스가 새로 설립한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ESG)위원회에서 주주환원 정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선 장기적으로 LG헬로비전과의 합병을 염두에 두고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이르면 이달 중 ESG위원회 회의를 열어 주주환원 정책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향후 주주환원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반기 1회 개최하는 회의를 통해 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당시 이혁주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그동안 5G 투자 부담에 배당성향이 약했던 것은 사실로, ESG위원회에서 주주환원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적극적으로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검토할 것이며, 좋은 결과를 조만간 전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를 두고 LG유플러스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LG헬로비전과의 합병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에서 지분 확보를 위한 주식 교환에 대비할 것이라는 얘기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빠르면 6월 ESG 회의가 개최될 가능성이 높고, 이 자리에서 자사주 매입이 결의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장기적으로 LG헬로비전과의 합병을 염두에 둔 자사주 매입이 이뤄질 것을 감안하면, 자사주 매입 규모는 3천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의 합병 가능성은 LG유플러스가 CJ ENM으로부터 CJ헬로비전 지분을 인수할 때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LG유플러스의 인터넷TV 사업, LG헬로비전의 케이블TV 사업을 따로 운영하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시너지 창출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LG유플러스가 내부의 인터넷TV 사업을 분사해 LG헬로비전과 합치는 방식의 사업구조 개편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헬로비전은 기대했던 결합상품, 영업망 공유, 통신 네트워크 활용, 콜센터 비용 절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대했던 LG유플러스와의 시너지가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이 서로 다른 법인이기 때문에 개인정보 공유나 결합상품 활용에 있어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합병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LG유플러스와의 합병은 LG헬로비전 주주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옵션으로, 만약 합병이 결정된다면 공개매수나 주식 교환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경우 주가에도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다. 현재 LG유플러스의 대주주인 LG의 지분율이 37.66%이고, 최근 외국인투자자의 지분도 32.69%까지 높아진 상태다.
대주주와 외국인의 지분율 합계가 70%를 넘고, 실제 유통되는 주식물량이 적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은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LG유플러스 주식의 실제 유동 물량이 적다는 점이 주가에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경우 주가 상승 동력이 돼 오히려 투자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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