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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생 1년] ⓛ 국회·정부…미디어 발전 대신 갈등만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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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온에어] '유료방송 활성화' 국회 발목…적정 콘텐츠 대가 찾기 어려워

정부는 지난해 6월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에서 플랫폼의 자율적 혁신과 기존 규제 완화, 새로운 규제 신설에 신중하겠다는 뜻을 모아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을 발표하고 방송통신 융합에 속도를 내겠다고 선언했다. 각 부처별 산발적으로 구분돼 파편화된 역할을 시장의 변화에 맞춰 함께 협력해 이루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관련 시장의 기대는 크게 부푼 바 있다.

넷플릭스의 한국 시장 잠식뿐만 아니라 해외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의 공세가 예고돼 있는 현재, 범정부 발전방안의 성과와 숙제를 진단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그래픽=조은수 기자]
[그래픽=조은수 기자]

[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범정부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이 발표된 지 1년이 지났다. 각 부처별 파편화된 미디어 역할을 한데 모아 K-콘텐츠의 위상과 플랫폼 강화를 통해 해외 진출을 선언한 이 방안은 업계 기대를 한껏 부풀게 하기 충분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 후인 현재,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다. 유료방송 업계는 발전방안이 발표되고 1년이 흘렀으나 '변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낡은 규제 혁신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공정‧상생 환경 조성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소극적인 정부와 제도 개선 법안 발목을 잡고 있는 국회 상황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송종현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사업자들이 느끼는 대로"라며 "발전방안 추진 과제들이 관심영역에서 멀어지고 다소 희석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가운데 유료방송 인수합병 이후 통신사업자들이 공생과 생태계에 기준을 잡고 가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다"며 "또 해당 추진 과제들이 국회에 대부분 계류된 상태라, 딱히 성과로 주목할 만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 "2022년까지 10조 시장 달성 목표" 선언

지난해 6월 22일 정부는 제12차 정보통신전략위원회를 통해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칸막이식 규제 환경과 글로벌 미디어와 불공정 경쟁 여건으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해 온 우리 디지털 미디어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규제 완화, 투자 확대 등을 담은 범부처 합동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였다.

'혁신 성장을 견인하는 디지털 미디어 강국'을 비전으로 2022년까지 ▲ 국내 미디어 시장규모 10조원 ▲콘텐츠 수출액 134.2억 달러(약 16조원) ▲글로벌 플랫폼 기업 최소 5개를 목표로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측면에서는 낡은 규제 폐지‧완화, 차별화‧대형화 지원 ▲콘텐츠 분야는 젊은 창작자와 기업이 도전할 수 있도록 콘텐츠 제작‧투자 지원 ▲ 국내 플랫폼‧콘텐츠가 해외로 뻗어 나갈 기반 마련 ▲ 국내‧외 등 사업자 간 공정 경쟁 여건을 조성할 4대 전략과 55개의 세부 과제를 이행할 것이라 선언했다.

방송시장 요금·편성 규제 개선안 [사진=과기정통부]
방송시장 요금·편성 규제 개선안 [사진=과기정통부]

◆유료방송 시장 혁신?…"추진 사례 없다"

정부는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 중 유료방송 분야 혁신을 위한 규제 완화와 차별화‧대형화를 지원한다고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IPTV 시장점유율 규제 폐지 ▲지역‧중소방송 상호 겸영 규제 완화 ▲SO 방송국 설비 준공검사 폐지 ▲SO·위성·IPTV 이용요금 승인제의 신고제 전환 ▲지상파·SO·위성·IPTV 기술결합 서비스를 승인제에서 신고제로 전환 ▲일반 PP 대상 주된 방송 분야 편성 비율 완화 등이다.

관련 법의 개정이 필요한 규제들이 상당수라 규제 완화 방안을 담은 개정안이 속속 발의됐다.

다만, 발의된 개정안은 하릴없이 국회 계류된 상태다. 대표적으로 정부가 발의한 방송법과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IPTV) 일부개정법률안은 지난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 상정되기는 했으나, 정보통신기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2소위)에서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또한 정부는 방송통신 분야 인수합병(M&A) 관련 ▲과기정통부, 공정위, 방통위 간 ‘관계기관 협의체’를 구성‧운영해 심사 진행 상황과 일정 등을 공유하고 ▲심사계획 사전공개 ▲사안별 사전동의 심사 간소화‧효율화를 통해 심사 기간 단축을 지원한다고 강조했으나 이 마저도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과기정통부와 방통위, 공정위가 국내 기업들의 자유로운 M&A과 신속한 심사를 위한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는 했으나 첫 사례인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HCN 결합은 7개월째 결과가 도출되지 않고 있다.

기존과 마찬가지로 과기정통부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기간통신사업자의 최대 주주 변경 인가와 공익성 심사, '방송법'에 따른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등을 심사 중이고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중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해당 심사는 과기정통부만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위도 같이 심사 중인 것으로, 아직 공정위에서 구체적인 심사 일정이 나오지 않아서 과기정통부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공정위는 KT가 KT스카이라이프로부터 현대HCN 자회사인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현대미디어 양수를 논의 중인 것이 변수가 됐다고 설명했으나,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이번 기업결합심사에 '의지가 없다'는 지적이다. 여러 차례 자료보완 요청 이후에도 시장경제분석 보고서 등 기초자료를 검토하는 과정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 안건이 통과된 것이 없고, 딱히 평가할 만한 부분도 없다"고 말했다. 추진된 사례가 많지 않다보니 평가를 할 수 있는 내용도 없다는 의미다.

◆'적정 콘텐츠 대가' 갈등에 시장 '혼탁'

국내‧외 등 사업자 간 공정 경쟁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과기정통부와 방통위가 합심해 유료방송 사용료 배분 구조 등에 대한 합리적인 개선방안 마련을 목적으로 공동 운영하기로 한 '방송 채널 대가산정 개선 협의회' 구성은 발전방안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협의회는 방통위가 발표한 '방송시장 활성화 정책 방안' 중 공정한 방송환경 조성과 과기정통부 업무계획 중 '혁신적 플랫폼·미디어 성장 기반 마련 중 디지털 공정·상생 환경 조성'의 후속 조치로 그간의 부처간 갈등을 접고, 산업발전에 머리를 맞대고자 했다는데 의미가 크다.

이를 통해 방통위와 과기정통부는 방송사업자와 콘텐츠사업자 간 공정거래를 위한 사용료 배분 구조, 합리적인 채널 계약방안 등 프로그램 사용료와 관련된 제도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상황이 녹록치 않다. 유료방송 사용료 갈등 실타래를 풀어보겠다고 자처하기는 했으나 반전을 마련하기는 커녕 상황이 악확되고 있기 때문.

IPTV·케이블TV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CJ ENM은 실시간 방송 사용료율에 대한 갈등으로 인해 비난전까지 서슴치 않고 있다. 심지어는 방송송출 중단이라는 '블랙아웃'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이용자 불편이 초래될 것을 우려한 과기정통부가 지난달 양측 의견수렴에 나섰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는 못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해당 사안의 원만한 해결을 위한 실무협의체를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나, 업계는 과기정통부가 개입할 수 있는 기준과 그 역할에 대해서 다소 회의적인 시각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재 방통위와 일정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송혜리 기자(chew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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