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현재 집값이 고평가 돼 있다며 2~3년 뒤에는 집값 조정이 올 수 있어 주택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영끌' 투자에 대해 경고한 데 이어 한 번 더 무리한 투자에 대해 주의를 준 것이다.
노 장관은 11일 오전 KBS 1TV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주택 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노 장관은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초저금리가 유지되는 등 유동성이 시중에 많이 풀렸고, 주택 공급도 총량이 적지 않았지만 입지나 품질에 있어 미스매치가 있었다"며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부의 종전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한 것이다.
집값 고점 논란에 대해서는 "다른 거시 지표와 비교해 보면 경제 성장, 물가 수준, 시중에 풀리는 통화의 양 등 여러 지표를 놓고 보면 장기적 추세치가 있는데 지금의 상황과는 상당히 벌어져 있다"며 "상당히 고평가 돼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시중에 풀린 유동성도 결국 회수되면서 주택시장에 조정이 오게 될 것"이라며 "지금 무리하게 주택을 구입하면 2~3년 뒤 매도할 때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서 투자에 신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노 장관은 지난주 기자간담회에서 "2~3년 후 지금과 정 반대의 상황이 올 수 있다"며 "무리한 대출 등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음)'을 했다가 집 처분 시 힘든 상황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서울시와의 주택공급 협력 방안에 대해서는 '흑묘백묘(黑猫白猫)'라는 말을 인용, " 사업성이 있고 민간이 잘하는 부분은 민간이 맡고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주민 간 의견 합치가 되지 않는 곳에선 공공이 개발을 이끌면 된다"고 말했다.
흑묘백묘는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뜻으로, 1970년대 말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이 추진한 개방적 경제정책을 뜻한다.
정부가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등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주택 개발 방안을 중점적으로 추진하자 일각에선 민간의 주택 공급 기능을 도외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민간 재건축·재개발 사업 활성화를 추진 중이다.
노 장관은 "서울시와 주택 정책에 있어서 다른 듯하면서도 같다"며 "서울시와는 주택 공급이 충분해야 하고 정비사업 등 개발이 진행될 때 투기의 장이 돼선 안 되며 시장 안정을 전제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 등에서 의견이 같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시의 재건축 안전진단 요건 완황 요구에 대해서는 "지금 시장 상황이 안정 상태로 돌아간 것이 아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1만 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서울시와 국토부에 의견차이가 있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와 노원구는 녹지공간을 충분히 보장하고, 주택 수를 줄이는 것을 바라는 상황이다.
노 장관은 "공급 목표를 맞춘다는 전제하에 대체부지 확보 등 대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혜 기자(s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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