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글로벌 제약사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바이오업계에서도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미 화이자·모더나 등 효과 좋은 백신이 등장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델타 변이 종까지 확산하며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해 기업들이 임상 시험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다.
1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6월 기준 세계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임상 시험 단계에 들어간 후보물질은 119개로, 이 가운데 3상에 진입한 물질은 32개이다.
이 중 우리나라 기업 5곳이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3상 계획(IND)을 제출했으며, 제넥신의 경우 인도네시아에 먼저 3상 계획을 냈다. 셀리드는 9월에 임상 3상 돌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진원생명과학도 임상 3상에 들어가기 위한 전 단계를 진행 중이고 유바이오는 10일 2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 SK바이오사이언스, 공신력있는 후보물질로 3상 '임박'…K-백신 1호 될까
현재로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국내 1호 백신 개발 가능성이 크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GBP510'과 'NBP2001' 두 개의 후보물질로 백신을 연구 중이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의 GBP510은 면역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 구조의 차별화된 기반 기술과 안정적인 개발 플랫폼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3상 계획을 낸 GBP510은 빌&멜린다게이츠재단,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 등의 지원을 받아 미국 워싱턴대학 항원디자인연구소(Institute for Protein Design, IPD)와 공동 개발한 백신 후보물질이다. 이번 3상이 긴급사용허가 등 신속허가 절차를 거치게 되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백신을 상용화 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GBP510은 재조합 백신으로,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든 항원 단백질을 직접 주입하여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백신 플랫폼 중 하나로, B형간염 백신이나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HPV 자궁경부암 백신) 등이 재조합 백신에 해당하며, 코로나19 백신으로는 노바백스 백신이 있다.
GBP510의 '수용체 결합 단백질'(RBD)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중화항체 발현을 유도하는 백신 개발의 핵심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유전자 재조합 기술과 워싱턴대 항원디자인연구소(IPD)의 '자체 결합 나노입자'(Self Assembly Nanoparticle) 디자인 기술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또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월 노바백스와 백신 공급 및 기술 이전 계약까지 체결했다. 노바백스 기술을 전수 받으면 더 빠른 자체 백신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 제넥신·셀리드 등도 백신에 '올인'…한미·동아 등 전통 제약사도 백신 생산·개발 착수
제넥신은 GX-19N이란 이름으로 코로나 백신을 개발 중이다. 지난달 초 발표된 임상1상 결과에선, 임상참가자 21명 가운데 81%인 17명에서 스파이크단백질 결합 항체가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넥신은 국내에서 2a상에 대한 투약을 마무리하고, 다음 임상을 인도네시아에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상용화 목표는 내년 상반기다.
셀리드는 개발 중인 코로나19백신 'AdCLD-CoV19'에 대한 임상 2a상 데이터를 분석 중이고, 내달 2b·3상에 대한 IND를 신청할 계획이다. 셀리드는 지난달 임상 시험 계획을 변경했다. 기존에 개발하던 'AdCLD-CoV19'에 더해 신규 후보물질인 'AdCLD-CoV19-1'의 1상과 2a상을 진행하는 것이 골자다. 기존 후보물질의 생산성이 다소 떨어져 후보물질을 추가한 것이라고 셀리드 관계자는 설명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유코백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현재 임상2상에 돌입했으며, 당장 다음 주부터 피험자 투약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진원생명과학은 'GLS-5130'이란 이름으로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임상1상 투약이 마무리됐다. 7월 중에는 임상2a상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최근 차세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달 30일 아이진은 국내사 중 처음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mRNA 플랫폼 기반의 코로나19 백신인 D614G의 임상 1/2a상 시험계획(IND)을 제출했다. 이후 중간 데이터만 나오면 3상 신청이 가능해 빠르면 9~10월 정도에 IND 신청 후 올해 말부터 3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미약품, 동아제약 계열사 에스티팜·GC녹십자 등도 지난달 'K-mRNA 컨소시엄'을 구성해 mRNA 백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컨소시엄은 임상과 핵심원료, 대량생산설비 구축 등에 7천억원을 쏟아부어 2025년 mRNA 플랫폼 기반의 항암백신·차세대 혁신 신약 개발까지 실현키로 했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백신 개발이 늦었다고 하는 쪽도 있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변이 등이 지속 출현하며 백신이 지속적으로 필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런 때일수록 백신 주권이 중요해지기 때문에 내년이라도 국내 백신이 개발된다면 분명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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