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국내 1세대 이커머스 플랫폼 인터파크가 매물로 나왔다. 인터파크는 낮은 시장 점유율에도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 받는다. 항공과 티켓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서다.
다만 해당 사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점, 알짜 자회사인 아이마켓코리아를 빼고 매각이 진행되는 점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시장에 나온 인터파크…왜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 최대 주주인 이기형 대표와 특수관계인은 최근 NH투자증권을 매각자문사로 선정하고 인수 후보를 물색 중이다. 매각 대상은 이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28.41%다.
이 대표는 최근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극에 달해 더 이상 성장이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이커머스 업체들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시장 장악에 나서며 중하위권 업체들의 입지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인터파크는 녹록치 않은 상황에 처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인터파크는 2019년 영업이익 452억원을 기록한 이후 1년 만에 112억원이 영업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 이는 9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올해 1분기에도 61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 한해 손실액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다. 이 때문에 올해 연간 적자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 후보는 누구
그럼에도 업계는 인터파크를 충분히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한다. 인터파크는 주력 사업 중 하나인 공연 예매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항공에서도 실시간 예약 시스템을 선보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를 제치고 항공 발권액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공연과 항공 수요가 되살아난다면 인터파크를 품은 업체는 이 분야에서 단숨에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시장에선 해당 분야를 키우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를 인수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특히 NHN티켓링크와 NHN여행박사를 자회사로 둔 NHN에게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롯데도 후보군에 꼽힌다. 계열사 중 한 곳인 롯데제이티비가 티켓과 여행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인터파크를 인수해 시너지를 내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특히 롯데는 종합몰 보다는 전문몰 인수합병(M&A)을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터파크의 몸값도 매각에 유리한 요소다. 인터파크의 시가총액은 14일 기준 5천600억원 대로 매각 대상인 28.41%를 단순 계산할 경우 1천600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3조4천억원 대에 신세계에 매각된 이베이코리아와 비교한다면 인터파크는 저렴한 매물인 셈이다.
◆ "실구매자 없을 수도…"
다만 후보군들로 꼽히는 곳들이 인터파크 인수를 통해 해당 사업을 키울 의지가 있는지 확실치 않기 때문에 매각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여행·공연 시장이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인수전 참여를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인터파크의 이커머스 시장 내 점유율이 2%에 불과하다는 점도 매각에 불리한 요소다. 이마저도 향후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인터파크를 인수하더라도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매각 대상에 인터파크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자회사 '아이마켓코리아'가 빠진 것도 흥행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아이마켓코리아는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업체로 지난해 2조8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405억원에 달한다. 아이마켓코리아의 선방으로 인터파크가 적자 폭을 줄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즉 아이마켓코리아가 빠질 경우 인수자는 인터파크의 늘어난 적자를 부담해야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기업보다는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수 여력이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이커머스 경쟁력을 이미 확보한 곳들로 자체적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기업들이 언제 코로나19가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하며 인터파크를 인수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ga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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