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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사모펀드에 매각되는 한샘, 최선의 결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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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 " 전략적 비전 갖춘 투자자에 매각"…노조 "경영진 규탄, 매각 막을 것"

한샘이 사모펀드에 매각된다. 한샘 측은 고용승계가 100%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한샘 상암 사옥. [사진=한샘 ]
한샘이 사모펀드에 매각된다. 한샘 측은 고용승계가 100%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한샘 상암 사옥. [사진=한샘 ]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가구·인테리어 업계 1위 한샘이 창업 51년 만에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잘 나가던' 한샘의 갑작스런 매각 소식에 직원들은 술렁거렸다. 게다가 인수 기업이 사모펀드라는 것이 확인되면서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까지 더해 직원들은 동요하고 있다.

◆ 한샘은 왜 사모펀드 택했나

20일 가구·인테리어 업계에 따르면, 한샘 제조본부노동조합은 매각에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 측은 지난 14일 성명서를 통해 "50년 간 힘들 때나 기쁠 때나 우리는 가족이고 한샘은 하나의 구성원이라고 말하면서 이런 결정은 아무도 모르게 처리하는 경영진을 규탄한다"며 "앞으로 노동조합 임원회의 및 간부회의를 진행해 강력하게 매각을 막을 수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노조의 반발은 한샘 매각과 관련해 내부 구성원들은 그 동안 전혀 정보를 공유받지 못했다는 소외감과 사모펀드 매각에 대한 고용불안 등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사모펀드는 당장 고용 승계 약속을 지키겠지만, 기업의 실적 하락 등이 발생하면 태생적으로 구조조정 등을 통해 회사 영업이익을 끌어 올린다.

사모펀드는 '되팔기' 좋은 기업을 인수하고, 규모를 키운 뒤 매각해 이익을 챙기는 것이 사업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업 영업이익을 높이는 가장 빠르고 쉬운 수단인 구조조정은 사모펀드로써는 필수적이다.

실제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인수했던 에이블씨엔씨는 퇴사율이 40%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MM PE는 할리스, 대한전선, 태광포장 등을 인수했다가 되팔아 높은 이익을 남긴 경험이 있다.

하지만 회사 측은 노조와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고용 승계도 100%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샘 관계자는 "최근 노조 측과 만나 매각과 관련된 내용을 설명하고 앞으로도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며 "고용 승계도 모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 한샘 매각, '알짜' 계열사 제외되나

일각에서는 이번 매각이 한샘 창업주 조창걸 명예회장 가족과 회사 임원들만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번 매각 대상 주식은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한샘 주식 전부다.

한샘은 한샘그룹 중 핵심 회사이자 그룹 지배구조 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데, 계열사 중 한샘넥서스, 한샘도무스 등은 한샘의 지분율이 50% 수준이고 나머지 지분은 조 명예회장과 세 딸, 그리고 전·현직 임원 등이 나눠 소유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대부분의 매출을 한샘을 통해 얻어 '일감몰아주기' 논란과 함께 알짜 회사로 구분됐었다. 이 때문에 이번 매각에서 이들 회사들은 제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이 기업들이 매각 대상에서 빠지면 조 명예회장과 측근들은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IMM PE가 한샘이 제안한 계열회사 일부를 매각대상에서 제외하거나 현 경영권 유지 특약을 받아들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 매각은 직원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 밖에 없다"며 "만약 추정대로 한샘만 매각하고 주요계열사를 매각에서 제외한다면 비판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샘 측의 입장은 다르다. 한샘 측은 "사모펀드 측이 한샘 지분을 인수하면 계열사들의 경영도 사실상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투명한 경영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강승수 한샘 회장은 2021년을 새로운 50년을 시작하는 첫 해이자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해로 정의한 바 있다. [사진=한샘]
강승수 한샘 회장은 2021년을 새로운 50년을 시작하는 첫 해이자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해로 정의한 바 있다. [사진=한샘]

◆ 조창걸 명예회장, 공익법인에 260만여 주 출연

조 명예회장에게는 세 자매가 있지만, 경영 참여를 원치 않아 후계자가 없는 상황이다. 자신도 올해 83세로 더 이상 회사 경영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결국 매각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샘은 2~3년 전부터 매각설이 나온 바 있다.

한샘 측은 조 명예회장이 회사 매각 후 공익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샘 관계자는 "조 명예회장이 회사의 비전과 미래가치를 인정하는 전략적 비전을 갖춘 투자자를 찾아왔고, IMM PE를 경영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장기적인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파트너로 판단해 지분 양수도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예정대로 지분 매각이 이뤄지면 대주주 재산의 사회 환원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에 기여한다는 조 명예회장의 계획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조 명예회장은 2015년 3월 '태재(泰齋)재단'(옛 한샘드뷰연구재단)에 개인 보유 한샘 지분의 절반인 260만여 주를 출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태재재단은 조 명예회장이 한국의 미래를 개척해 나갈 전략을 개발하고 미래의 세계와 한국을 이끌어 갈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2012년 5월 설립한 공익법인이다.

현재까지 조 명예회장은 총 166만 주를 출연했고, 이번에 지분 매각을 통해 나머지를 기부할 예정이다.

한샘 측은 "최종 계약 체결 여부, 최종 매매대금 및 구체적인 매매 조건은 실사 이후 추후 확정된다"고 설명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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