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밀려 인도 시장에서 서서히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갤럭시M·F' 등 중저가 시리즈로 현지 시장 점유율 높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3년 전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비보와도 격차가 줄어들며 2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시장 조사 기관인 카날리스가 지난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의 인도 내 스마트폰 출하량은 550만 대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은 17%로, 2위에 올랐다.
이는 1위를 차지한 샤오미의 출하량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샤오미는 이 기간 동안 950만 대를 출하하며 29%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홍미노트(Redmi Note)10 시리즈를 출시한 것이 샤오미의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데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삼성전자가 87%, 샤오미가 77%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국 비보가 빠른 속도로 인도 시장에서 성장하며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분기 비보의 출하량은 540만 대로, 시장 점유율은 17%(3위)를 기록했다.
오포의 자회사인 리얼미도 인도 시장에서 지난 2분기 동안 490만 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했다.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81%, 시장 점유율은 15%를 달성했다. 오포는 380만 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점유율 12%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 비보 등 중국 제조사들은 삼성전자와 애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가성비가 높게 평가됐고, 판매량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면 비보가 조만간 삼성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전체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요가 감소해 올해 2분기 출하량은 1분기보다 13% 감소한 3천240만 대에 그쳤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스마트폰 판매가 저조했던 작년 2분기 보다 출하량은 87%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며 "인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백신 접종을 추진했지만 시장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하반기엔 신규 제품 출시 등으로 시장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카날리스는 "인도 내 스마트폰 수요가 하반기에 다소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19가 관건"이라며 "각 업체들이 온라인 판매 채널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시장에서도 샤오미에게 1위 자리를 뺏겼다. 스푸트니크뉴스에 따르면 샤오미는 6월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31.2%의 점유율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올해 1~5월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에 올랐지만 6월에는 29.8%를 기록, 2위로 밀려났다. 애플, 리얼미, 포코(Poco)는 각각 14.5%, 4.6%와 3.8%를 차지했다.
이 같은 분위기 탓에 샤오미는 지난 2분기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샤오미의 시장 점유율은 17%, 애플은 14%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19%로 1위를 유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샤오미가 8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오포와 비보가 각각 28%, 27%였다. 삼성전자는 15%, 애플은 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레이쥔 샤오미 CEO는 임직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샤오미는 제품 성능을 대폭 향상해 프리미엄 시장 부문을 개척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며 "앞으로도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스마트폰 2위 브랜드 자리를 굳건히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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