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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뿐인 ESG?"…대기업 29%만 위원회 설치, 전문성도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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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필요한 자동차·조선 기계·에너지, 위원회 설치 낮아…위원은 대부분 사외이사

ESG는 경영 패러다임에 엄청난 변화를 주고 있다. [그래픽=조은수 기자]
ESG는 경영 패러다임에 엄청난 변화를 주고 있다. [그래픽=조은수 기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해부터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국내 기업 사이에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지만 실제 ESG 위원회를 설치한 대기업은 30%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는 334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ESG위원회가 설치된 기업은 29%인 97곳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ESG위원장이 선임된 곳은 69곳으로 조사 대상 기업의 20.6%였다.

업종별로는 통신(100%), 상사(83.3%), 철강(75%), 은행(70%) 순으로 ESG 위원회 설치 비중이 높았다. 특히 유럽의 탄소세 부과 등의 여파로 포스코·현대제철 등 철강업종은 ESG 설치 기업이 12곳 중 9곳에 달했다. 이에 비해 자동차, 부품, 에너지, 조선기계 설비 업종은 ESG 위원회 설치 기업이 30% 이하로 낮았다.

 [표=리더스인덱스]
[표=리더스인덱스]

ESG 위원과 위원장은 대부분 사외이사가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일부 전문성 논란도 제기된다.

위원장의 이력은 학계 출신이 전체의 32%로 가장 많았고, 관료 출신과 재계 출신이 각각 26%로 뒤를 이었다. 관료 중에는 검찰, 국세청 출신이 10명으로 가장 많았다. 위원장 중 여성위원장은 12%(8명)로 여성등기이사 평균 비중(5%)의 두 배 이상이었다.

오너 중에는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과 엔씨소프트의 윤송이 CSO가 ESG 위원장을 맡고 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지금까지 ESG 위원장의 면면 등으로 비추어 볼 때 ESG 위원회가 전문성보다는 사외이사의 연장선상에 있는 조직이 아닌가 의심된다"며 "위원회의 전문성도 부족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ESG위원회가 설치된 기업은 정작 필요한 곳 보다는 쉬운 곳만 우선 만들어진 것을 알 수 있다"며 "현재 ESG위원회가 활동위원회의 연장선에 불과하고 위원회 구성의 전문성도 매우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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