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모바일 사업 철수를 선언한 LG전자의 빈자리를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이폰12'의 인기가 식지 않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선 애플이 삼성전자에 크게 밀리며 격차가 더 벌어진 모양새다.
1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동안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73%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전년 동기 대비, 전분기 대비 모두 6%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반면 2위인 애플은 '아이폰12' 인기로 올해 1분기에 점유율이 22%까지 치솟았다가 올해 2분기에 16%로 주저앉았다. LG전자가 올해 4월 초 모바일 사업을 철수한다고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반사이익을 전혀 얻지 못하고 삼성전자에 크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삼성전자와 애플의 격차는 지난해 2분기 48%포인트에서 올해 2분기에는 57%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선언했음에도 2분기 동안 10%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3위 자리를 지켰다. 전년 동기에 비해선 3%포인트 줄었지만, 올해 1분기 점유율과는 차이가 없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LG전자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애플보단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등 공통점이 더 많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차선책으로 선택한 영향이 크다고 평가했다. 또 해외와 달리 국내에선 애플의 '아이폰12' 시리즈의 인기가 2분기 들어 빠르게 식었다는 점도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갤럭시S21', '갤럭시A32', '갤럭시S21 플러스', '갤럭시S21 울트라', '갤럭시A42' 등으로 판매량 상위 모델 5위권을 모두 독차지했다. 10위권에선 총 7개 제품이 이름을 올렸다. 올 1월 출시된 '갤럭시S21'의 판매 호조가 이어진 데다 중저가 라인인 '갤럭시A' 시리즈가 뒤를 받친 덕분이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12' 시리즈로 6~8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또 지난 6월 삼성전자를 누르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에 오른 샤오미는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3월 23일에는 LG전자의 빈자리를 노리고 20만원대인 '홍미노트10'을 출시했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을 거의 받지 못했다. 이에 샤오미가 속한 외산폰 점유율은 전년 동기나 전분기에 기록했던 1%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애플은 이르면 오는 16일부터 LG전자와 손잡고 '아이폰'의 유통 채널을 LG베스트샵으로 확대해 반격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156개 LG베스트샵 오프라인 매장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워치를 판매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통상 매년 2분기에 '아이폰SE' 시리즈를 출시했지만 올해는 없었던 탓에 '아이폰12' 신제품 효과까지 줄어들며 하락세를 보였다"면서 "이달부터 LG베스트샵 유통망을 확보하게 된 만큼 향후 국내 판매 확대는 다소 유리할 듯 하다"고 말했다.
국내 2분기 전체 스마트폰 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1' 시리즈를 조기 출시하면서 판매량이 1분기에 집중된 데다 반도체 부품 부족 이슈 등으로 국내에서 '갤럭시 A52'와 '갤럭시 A72'가 출시되지 못하면서 새로운 모델의 선택폭이 줄어든 탓이다. 또 새로운 '아이폰13' 출시에 대한 대기 수요 발생으로 애플 역시 저조한 흐름을 보였던 것도 영향을 줬다.
다만 LG전자는 모바일 사업부 철수에 따른 마지막 재고 밀어내기를 통해 일정 판매량을 유지했으나, 전체 시장 분위기 진작에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 2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3%, 전분기 대비 12% 감소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코로나19 델타변이가 확산되고 반도체 등의 스마트폰 부품 부족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 삼성전자의 베트남 공장 생산이 정상화되고 있어 3분기에는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을 듯 하다"며 "특히 신규 출시될 삼성전자의 폴더블 시리즈와 애플의 아이폰 13의 출시효과까지 더해지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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