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몸 상태가 썩 좋지는 않았는데 팀원들이 힘을 실어줬습니다."
상무(국군체육부대) 배구팀이 컵대회 참가 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 2승을 챙겼다. 그것도 연승이다. 상무는 17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 KOVO(한국배구연맹)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B조 조별리그 2차전 우리카드와 맞대결에서 풀 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이겼다.
싱무는 지난 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KB손해보험전(3-1 승)에 이어 2승으로 신바람을 냈다. 박삼용 상무 감독도 "팀 역사상 컵대회 참가 후 2연승은 처음이라 정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2연승을 이끈 주역으로는 팀내 선임 병사인 '병장' 한국민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그는 '친정팀' KB손해보험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팀내 최다인 23점에 공격 성공률 55%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우리카드전에서는 33점에 공격 성공률 50%를 보였다.
한국민은 두 경기 연속으로 수훈선수로 선정돼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인터뷰도 가졌다. 그는 우리카드전이 끝난 뒤 "팀 동료들 특히 후임병 덕분"이라며 "두 경기 연속 인터뷰를 갖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며 웃었다.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는 목소리는 쉬었다. 한국민은 "범실을 하거나 실점을 하면 나도 그렇고 동료들이 너무 가라앉았다"면서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오늘은 플레이 도중 더 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
한국민은 V리그 데뷔 후 KB손해보험에서 한정된 임무만 맡았다. 외국인선수가 주전을 주로 맡고 있는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가 주 포지션이다 보니 코트에 나오는 시간은 적었다. 외국인선수의 휴식 시간 또는 원 포인트 서버로 나오는 게 보통이었다.
군에 입대해 상무 유니폼을 입게 된 건 한국민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됐다. 그는 "군대에 와 상무에서 뛰는 동안 코트 안에서 여유가 좀 생긴 것 같다"며 "프로 입단 후 그동안 뛸 시간이 별로 없던 점에 대해 내 스스로가 조급했다. 주어진 기회도 잘 살리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한국민은 "상무에는 프로에서 서로 다른팀에서 뛰던 선수들이 왔지만 군 생활을 하는 동안 한팀이고 같은 유니폼을 입으며 집중력이 높아졌다"며 "내가 선임이기도 해 그런 생각이 더 든다"고 웃었다.
박삼용 상무 감독도 이날 경기 후 한국민에 대해 언급했다. 박 감독은 "한국민은 현재 어깨가 좋지 않다. 그런데 첫 경기에 이어 오늘도 제 임무를 다했다"며 "공격도 그렇지만 리시브에도 적극 가담했다. 팀 리시브 라인이 다소 불안하지만 (한국민은)이시우와 함께 잘 버텼다"고 만족해했다.
한국민은 오는 11월 21일 전역한다. 예비역 병장으로 KB손해보험으로 복귀해 정들었던 소속팀 유니폼을 다시 입을 예정이다. 그는 "KB손해보험 분위기도 많이 바뀐 듯하다"며 "지난 시즌 봄배구에도 진출했고 선수들도 자신감이 더 올라온 것 같다. 팀에 복귀하면 좋은 기운에 어떤 자리에서라도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
남은 군생활도 잘 마무리해야 한다. 상무는 이번 대회가 끝난 뒤 실업연맹전 그리고 남자배구대표팀을 대신해 아시아선수권대회도 참가한다. 전국체육대회도 나가야 한다. 한민국도 당연히 동료들과 함께 한다.
그는 "남은 컵대회도 2승을 거뒀다고 자만하지 않겠다"며 "계속해서 노력하겠다. 평소 근력이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는데 이 점도 보완하겠다"고 각오도 전했다. 그러면서 "어깨 관리는 꾸준히 하고 있기 때문에 플레이에 큰 지장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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