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롯데백화점이 지난 20일 동탄점을 신규 오픈했다. 동탄점은 야외 스트리트 쇼핑몰과 백화점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공간으로 연면적 24만6천㎡로 지하 2층부터 지상 6층까지 총 8개층으로 구성됐다.
롯데월드타워와 방콕 ICONSIAM 등을 설계한 베노이(BENOY)사가 건축 설계를 맡았다. 베노이는 동탄이라는 도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젊은 도시', '자연 명소'를 키워드로 동탄점을 설계했다. 매력적인 외관은 물론, '디 아이', 3천300㎡(1천평) 규모의 힐링 공간 '더 테라스' 등을 탄생시켰다.
동탄점에는 500여개의 패션 브랜드가 입점했다. 전체 면적의 50% 이상을 예술·문화·식음료(F&B)로 채워 볼거리는 물론 즐길 거리 조성에 힘썼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의 문화센터인 라이프스타일랩 ▲실내외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아트 조형물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디어 아트전 ▲오디오 도슨트 서비스 ▲더 테라스 ▲디지털 체험존 등은 동탄점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체험 요소다.
롯데의 '야심작'인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단계에도 불구하고 개점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롯데는 '성공적'인 개점식을 치르고 싶었겠지만, 이날 직접 찾은 동탄점은 롯데의 '야심작'이라 부르기에는 준비가 부족한 또 하나의 백화점의 모습을 보였다.
◆ 코로나19 4단계에도 개점 강행…'방역' 외쳤지만 '글쎄'
롯데백화점은 사회적거리두기 4단계 조치와 엄중한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개점 일자를 연기하지 않았다. 대신 최첨단 방역 서비스를 구현해 '코로나19 안심 백화점'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화점 측은 먼저 AIR 퓨어게이트를 통해 강한 바람을 불어 출입자의 옷과 몸에 붙은 미세먼지, 세균, 바이러스 등을 제거하고 카메라와 모니터를 통해 체온 측정과 마스크 착용 여부를 파악해 안전한 쇼핑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해 왔다.
실제 이날 찾은 롯데백화점 1층 출입구에는 AIR 퓨어게이트가 설치돼 있었다. 물론 전체 출입구가 아닌 주요 출입구에만 설치돼 운영됐다. 롯데가 백화점 최초 설치라고 홍보한 시스템이지만, 직접 경험해 보니 '에어샤워'는 밀폐된 공간이 아닌 출입구 옆에 붙은 상태로 강한 바람이 나왔다. 이 시스템으로 코로나19를 차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각 출입구에는 손소독제와 자동체온 측정기가 있었고 직원은 QR코드로 출입을 체크한 고객에게 스티커를 부착했다. 하지만 자동으로 고객의 체온을 측정하는 '인공지능 열화상 카메라'에서는 한 고객이 지날 때 "39도 입니다"라는 안내 메시지가 나오기도 했지만, 이 고객은 무사히(?) 출입구를 통과했다. 또 주차장에서는 운전자의 체온을 측정했지만 차량 에어컨이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체온 체크는 형식적 구색 맞추기에 불과해 보였다. 롯데백화점 측은 "모든 백화점이 이 같은 방식으로 체온 측정을 한다"고 항변했다.
◆ 영업 첫 날, 대로변은 '혼잡' 매장은 '한산'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이날이 영업 첫날이었지만, 생각보다 백화점을 찾은 고객들은 많지 않았다. 이날 11시경 찾은 동탄점은 레고와 삼성전자 등 인기매장 앞에 일부 대기 줄이 생긴 정도였다. 심각한 코로나19 상황 때문인지 대부분의 매장은 한산해 직원들끼리 대화를 주고 받거나 미비한 영업 준비를 마무리하는 모습도 목격 됐다.
특히 롯데백화점이 위치한 동탄광역환승로 사거리는 속수 무책으로 방치돼 사실상 교통마비 상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불과 100~200미터 인접한 동탄역과 아파트 단지 등을 감안하지 않아 심각한 교통 정체 문제가 발생했다.
동탄광역환승로 사거리에서 백화점 주차장까지 100미터 가량을 가는데 20여 분 정도가 소요됐고 차량이 꼬리를 물고 이동하면서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또 백화점 지하 주차장으로 진입하려는 차들이 한 곳으로 엉켜 사거리 모든 방면 차량이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까지 연출 됐다. 이날 도로를 통제하는 관리자는 모범운전자 2명이 전부였다.
또 횡단보도 녹색불이 들어왔지만, 차량 정체로 차들이 횡단보도를 점령해 시민들이 차를 피해 도로를 건너는 모습도 보였다. 심지어 롯데백화점의 의전 차량인 제네시스 2대는 백화점 앞 도로를 차단한 체 불법주차를 하기도 했다. 이들 차량은 올해 3월 롯데렌탈을 통해 롯데백화점이 임차한 임원용 차량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1층에서 식품관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가 고장 나 고객들이 다른 통로를 찾아 헤매는 모습도 보였고, 일부 공사가 마무리 되지 않았는지 백화점 앞에는 건설 근로자들이 화단에 누워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기존 6월 개장을 두 달여 연기한 상황임에도 이 같은 일들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준비가 덜 된 것으로 보인다"며 "주말에는 상황이 더욱 심각해 질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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