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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저가 요금제 해결해야 '대가 갈등'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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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학회·미디어정책학회 공동세미나 …'통합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미디어 정책 재설계'

[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현재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 유료방송 플랫폼은 각개전투하다시피 수익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인 낮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유료방송 상품 다양화 방안, 합리적인 콘텐츠 배분율 기준 산정 등이 다 같이 함께 맞물려서 논의돼야 한다."

유료방송시장 '뜨거운 감자'인 콘텐츠·채널 대가 산정 방향을 놓고 학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저가 요금 시장 구조 탈피, 선계약 후공급 거래, 콘텐츠 이용료 비율 기준 마련 등 시장 구조의 손질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언론학회·미디어정책학회 공동세미나 '통합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미디어 정책 재설계' 현장 [사진=언론학회 유튜브 화면 캡쳐]
언론학회·미디어정책학회 공동세미나 '통합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미디어 정책 재설계' 현장 [사진=언론학회 유튜브 화면 캡쳐]

2일 한국언론학회(학회장 양승찬, 숙명여대 교수)와 한국미디어정책학회(학회장 박천일, 숙명여대 교수)는 한국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통합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미디어 정책 재설계'를 주제로 공동세미나를 개최했다.

최근 유료방송시장에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의 등장에 따른 급격한 구조 변화로 인해 '합리적인 콘텐츠 이용대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PP인 CJENM과 IPTV사인 LG유플러스는 대가 지급 갈등으로 소송전을 시작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도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대가산정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이 가운데 열린 이 날 세미나에서는 '데이터 기반 미디어 정책을 위한 현실과 전망'을 주제로 황성연 닐슨미디어 부장이 첫 기조 발제를 했고 '유료방송 플랫폼 시장 구조 변화와 콘텐츠·채널 대가 산정 방향'을 주제로 전범수 한양대학교 교수가 두 번째 기조 발제를 진행했다.

전범수 교수는 '콘텐츠-플랫폼 갈등 해결을 위해 우선순위에 두어야 하는 해결책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지며 ▲ 저가 요금 시장 구조 탈피를 위한 ARPU 인상 ▲ 선계약 후공급 거래 ▲ 콘텐츠 이용료 비율 기준 마련 등을 논의사항으로 제시했다.

전 교수는 "저가 요금 시장 구조는 모든 콘텐츠와 플랫폼 갈등의 구조적 요인"이라며 "낮은 프로그램 이용료는 콘텐츠 투자 위축, 품질 및 다양성 하락, 이용자 만족 하락, 시장 위축, 해외 콘텐츠 유통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ARPU 인상을 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프로그램 이용료가 증가하면 콘텐츠 투자 활성화, 품질 및 다양성 증가, 이용자 만족 증가, 시장 활성화, 해외 콘텐츠 유통 증가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 교수는 "유료방송 플랫폼과 콘텐츠·채널 관계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대가를 지불하는 상호의존 거래 관계"라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ARPU를 높이는 방법으로 요금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 교수는 현재 유료방송시장의 '선공급 후계약' 관행은 '선계약 후공급'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선계약 후공급 시 PP 규모에 따른 예외 적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선공급 후계약은 글로벌 OTT 사업자 거래와 역차별, 프로그램 투자비 규모 예측 불가능, 현시점에서 타당하지 않은 거래 관행, 콘텐츠 품질 약화 가능성 등의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 교수는 "현재 협상력을 기준으로 볼 때 콘텐츠 사업자의 안정적 투자와 사업 운영을 위해 채널 선계약 후공급 원칙 적용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이를 통해 영세 PP들이 피해를 보게 되므로 영세 PP 기준을 예외 적용하거나, PP 협상력 강화로 발생하는 공급거부와 계약지연 등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장치를 동시에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현재 PP 프로그램 이용료 배분 근거가 불명확한 부분도 지적했다. 프로그램 제작비 증가 등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 교수는 "플랫폼 사업자의 콘텐츠 매출 대비 이용료 배분 기준은 영화산업 부율 고려해 50~55% 기준으로 설정하되, 시장 경쟁 구조와 제작비와 접근 규모 대비 이용료 기준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며 "이용료 비율 기준 설정 및 합리적 적용을 위한 협의체가 필요하고, 콘텐츠 사업자도 플랫폼 사업자와의 공생을 위한 공존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관망하는 정부 태도 옳지 않아…시장 구조에 대한 종합적인 논의 필요

주제 발표 후 이어진 라운드테이블 토론은 좌장 한진만 강원대학교 명예교수의 사회로, 김용희 오픈루트연구소 전문위원(숭실대학교 교수), 변상규 호서대학교 교수, 심영섭 경희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이성민 방송통신대학교 교수, 채정화 서강대학교 ICT법경제연구소 박사가 토론에 참여했다.

이들은 저가 요금 시장 개선, 선계약 후공급, 합리적인 배분 비율 기준 도입 등에 대체로 찬성하면서도 이의 논의는 포괄적이면서도 속도감 있게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용희 교수는 "선계약 후공급을 하려면, 결국 계약이 안됐을 때 분쟁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에 대한 대안이 없으면 안 되는 것"이라며 "세부적인 프로세스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채널공급 계약서에 채널공급 중단에 대해 명확하게 표기를 하고, 계약 조건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해당 내용을 표시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표준계약서를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해 관여하고, 신의 성실 협상에 대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변상규 교수는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 교수는 "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 콘텐츠 대가 관련해서는 기업 간 사적 거래 영역으로 정부가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기업 간 사적 거래는 넓게 보면 시장"이라며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하면 공정거래위원회라는 조직이 필요가 없다는 말이고, 자본주의 시장은 정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정화 박사는 "현재 각개전투하다시피 PP는 콘텐츠 대가를 많이 받으려고 노력을 하고, 플랫폼 사업자들은 지급 노력은 하지만 기본적으로 매출이 확대돼야 돼서 해서 (수익 확대를 위한) 그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사실 PP들은 최대한 콘텐츠 대가를 많이 받기 위해 채널을 늘리는 미시적 전략을 펴고 있고, 플랫폼은 광고 수익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는 단기적인 매출 확대 방안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인 낮은 ARPU, 유료방송 상품 다양화 방안, 합리적인 콘텐츠 배분율 기준 산정 등이 다 같이 함께 맞물려서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혜리 기자(chew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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