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통신 3사의 28㎓ 5G 기지국 구축 이행률이 0.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속도라면 연말까지 구축해야 하는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무소속)에 따르면 통신 3사가 구축한 28㎓ 5G 기지국 장비는 161대에 불과하다. 통신 3사는 연말까지 4만5천대를 구축해야 한다.
2018년 통신 3사가 28㎓ 5G 주파수를 할당받을 당시 2021년 연말까지 총 4만5천215대를 구축・개설하도록 의무가 부여돼 있다. 연도별로는 2019년 5천269대, 2020년 1만4천42대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서울 56대, 인천 20대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85대를 설치한 반면, KT는 경기 23대, 대구 9대 등 지자체 중심으로 43대를 설치했다. LG유플러스는 광주 9대 등 33대만 설치해 통신 3사 중 설치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통신 3사가 전국 17개 광역시도에 설치한 기지국 현황을 보면 전국단위 서비스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58대), 경기(33대), 인천(20대) 등 수도권을 우선적으로 설치하고 있지만, 부산・울산・강원・전남・제주지역은 기지국이 전혀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 의원은 기지국 설치 장소도 문제로 지적했다. 옥내(76대), 지상(74대), 지하(11대)에는 기지국 장비가 설치돼 있는 반면, 터널에는 단 한곳도 설치하지 않았다.
양 의원은 "통신 3사가 28㎓대역 서비스를 방치한 채 사실상 의무 이행을 지키지 않는 것은 과기정통부의 탁상행정이 크게 한 몫 했다"고 비판했다.
과기정통부는 3년 내내 기지국 장비 설치가 더디게 진행됐던 점, 지속되는 국회 지적에도 통신사를 대상으로 4차례 이행촉구 공문만 발송했을 뿐 현장점검 등 비상 대책없이 방관했다는 것이다.
통신 3사도 과기정통부로부터 이행촉구 공문을 지속적으로 받았지만, 두 번째 공문부터는 별다른 대응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과기정통부가 무리한 계획을 세웠다는 시각도 있다. 2018년 5월 주파수 할당 공고 당시 제시했던 통신사별 기지국 장비 1만5천대 설치 의무조항이 처음부터 과도했다는 평가다.
당시에는 28㎓ 대역이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것인지 기술적 검증을 거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3.5㎓ 대역에 비해 주파수 환경이 매우 열악했고, 전파 도달거리가 짧아 5G 서비스 주력 주파수라기보다는 3.5㎓ 대역 보조용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양 의원은 이에 대해 "통신사들이 올해 연말까지 기지국 장비 설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전파법 제15조의2에 따라 주파수 할당 취소가 가능하고, 주파수 할당대가 6천223억원은 반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는 보도설명 자료를 내고 "주파수 할당조건 이행 촉구 및 미이행 시 제재조치 예정임을 통보하는 공문을 통신사에 발송하는 것은 물론, 망구축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이동통신사 등과의 다양한 협의채널을 통해 망구축 이행을 적극 독려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공부문 실증․시범사업을 통해 시장 수요를 견인하고 있으며, 시범 프로젝트, 지하철 WiFi 실증 등을 통해 통신사 투자를 독려 중에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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