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대한 논의가 수년째 공회전을 하고 있다. 주무 부처인 중소기업벤처부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자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나섰지만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중기부에 다시 공을 넘겼다.
당초 을지로위원회를 비롯해 중소벤처기업부, 완성차업계와 중고차매매업계 등은 지난 6월 '중고자동차-매매산업발전협의회'를 발족하고 지난달 말까지 결론을 내리려 했지만 막판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국 결렬됐다.
사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과 관련해 동반성장위원회는 이미 2019년 2월에 생계형 업종으로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원래대로라면 중기부는 동반위의 의견서를 참고해 6개월 안에 결정을 내려야 했다. 하지만 중기부는 차일피일 결정을 미루며 시간만 흘려보냈다.
중고차 시장 개방에 대한 결론이 미뤄지는 동안에도 허위 미끼 매물을 비롯해 침수차·사고차 판매, 주행거리 조작, 불투명한 가격산정 등 후진적이고 불법적인 거래로 인한 소비자 피해는 지속됐다.
지난 5월 충북지방경찰청은 허위 매물을 미끼로 중고차를 강매한 중고차 딜러 A씨 등 4명을 구속하고 22명을 불구속 입건하기도 했다. 이들은 온라인에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중고차 허위 매물을 올려놓고 이를 보고 찾아온 소비자를 속여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차를 강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8월과 10월에는 대법원이 조직적으로 허위 매물을 올린 뒤 다른 차량을 비싼 가격에 강매한 중고차 사기 조직에 대해 상대적으로 처벌 수위가 높은 형법상 '법죄집단' 법리를 적용해 유죄로 판단한 판결이 연이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시민·소비자단체들은 중고차시장 개방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소비자들도 중고차 시장 개방을 원하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70%에 가까운 응답자가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중기부는 완성차업계와 중고차매매업계의 중재를 다시 한번 시도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는 중재보다 결론을 내려야 할 때다. 진정으로 소비자들 위한 결정을 서둘러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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