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지난해 7·10 대책 이후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아파트가 다주택자의 집중 '타깃'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아파트를 269가구 사들인 개인 다주택자가 있는가 하면, 법인은 2천 채 가까운 1천978가구를 싹쓸이한 사례도 나왔다.
5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장경태 의원(더불어민주당, 동대문을)이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10 대책 발표 이후 지난 8월까지(계약일 기준)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아파트는 26만555건 거래됐다.
직전 14개월간인 2019년 5월~2020년 6월까지 매매 건수는 16만8천130건이었다. 대책 발표 이후 9만2천425건(54.97%) 증가했다.
지역별로 지방 비규제지역으로 다주택자 '원정 쇼핑'이 집중됐다. 지난해 7월 이후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아파트 실거래가 많았던 지역은 경기(3만3천138가구), 경남(2만9천52가구), 경북(2만6천393가구), 충남(2만4천373가구), 충북(1만9천860가구) 순으로 나타났다. 주택재고량 등을 고려할 때 경기도를 제외하고 인구가 많지 않은 지방에서 저가 아파트 거래량이 이례적으로 급증했다.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아파트 싹쓸이 쇼핑은 개인·법인을 가리지 않고 이뤄졌다. 지난 2019년~2020년 8월 말까지 거래내역을 분석한 결과, 10가구 이상 사들인 구매자수는 개인과 법인을 합쳐 모두 1천470명이었다.
1천 채 이상 사들인 법인이 3곳에 달했으며, 각 법인은 1천978채, 1천299채, 1천57채를 구매했다. 100채 이상 1천 채 미만 사들인 개인 11명, 법인은 32개로 나타났다.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아파트 수는 269채에 달한다.
이 같은 현상은 공시지가 1억 이하 아파트는 다주택자 세금 폭탄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7·10 대책에서 보유주택 수에 따라 취득세율 최대 12%까지 올렸다.
그러나 공시지가 1억 이하면 주택 수에 상관없이 기본 취득세율(1.1%)을 적용했으며, 규제지역이 아닌 지역은 양도세 중과도 피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틈 타 공시지가 1억 미만 아파트 매물 거래가 성행한 것으로 보인다.
장경태 의원은 "다주택자를 근절하기 위한 규제 사각지대를 노린 투기가 심화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대한 개선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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