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신설법인 SK온이 최근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이 크게 늘어나면서 저가·보급형 전기차와 함께 LFP 배터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자, 수요에 맞춘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치열해지는 배터리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 중인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와 지동섭 SK온 대표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SK온은 낮은 주행거리에도 비용과 열 안정성에서 장점을 갖고 있는 LFP 배터리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1위·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대전 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LFP 배터리 개발에 돌입한 상태다.
LFP 배터리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주력으로 만드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등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성능은 떨어진다. 다만 니켈 함량이 높아질수록 폭발 위험성도 커지는 데 LFP 배터리는 니켈 대신 철을 함유해 폭발에 대한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뿐만 아니라 LFP 배터리는 값 비싼 금속인 코발트 대신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철을 사용해 제조원가가 삼원계 배터리 대비 30%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안전성은 물론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LFP 배터리는 최근 저가·보급형 전기차 시장 확대와 맞물리면서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 1위 테슬라는 이미 중국향 모델3, 모델Y에 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더욱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 전기차 탑재 배터리 중 LFP 비중을 대폭 늘이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포드와 폭스바겐 등도 중국 배터리 업체들과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그간 국내 배터리 업계는 삼원계 배터리에 주력하면서 차세대 배터리 개발·상용화하겠다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수립, 추진 중이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이 주로 채택해 생산하던 삼원계 배터리에서 잇단 화재가 발생하자 중국 배터리 업체가 선호하는 LFP 배터리에 대한 주목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기존 투트랙 전략에서 쓰리트랙(Three-Track) 전략을 구사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 삼원계 배터리와 더불어 LFP 배터리까지 생산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배터리사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LFP 배터리도 화재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SNE리서치 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BYD의 LFP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이 보고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LFP 배터리 양산에 돌입해도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술력 제고에 집중해야 시장 내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오유진 기자(ou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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