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국내 전기차 배터리 양강이 글로벌 소송전을 이어가는 동안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성장세가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다.
중국 내 전기차 시장 자체가 급성장하면서 배터리 수요가 폭발한 데다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경기침체 극복 차원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도 여전하다. 두 회사가 만 2년을 이끈 소송전에서 극적으로 합의한 만큼 중국 업체들과의 본격적인 경쟁 국면이 펼쳐질 전망이다.
13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기차 배터리 세계시장 점유율에서 중국 CATL이 31.7%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LG엔솔 19.2%로 3위와 4위는 일본 파나소직과 중국 BYD가 각각 17.2%, 7%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이 5.3%, 5%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눈에 띄는 점이 중국 업체들의 대대적인 약진이다. CATL 점유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 17.3%에서 14.4%가 증가했다. 순위 자체도 3위에서 1위로 치고 올라왔다. BYD가 2.8%에서 7.0%, CALB는 0.4%에서 3%로 늘었다.
반대로 한국 업체들의 경우 LG엔솔이 26.6%에서 19.2%로 하락하며 1위 자리를 CATL에 내줬다. 삼성SDI, SK이노가 8.6%, 6.0%에서 모두 하락했다. 다만 같은 기간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를 나타내는 배터리 사용량은 12.5GWh에서 25.2GWh로 2배 이상 늘었다.
전기차 판매량이 가장 급증한 곳이 중국인 만큼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도 그만큼 가파르게 이어졌다는 얘기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경우 순수 전기차 비중이 다른 곳보다 높은데 버스 같은 상용차도 전기차로 많이 전환했다"며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판매량도 그만큼 급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13.3% 증가한 136만7천대다. 올해 판매 예상치는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한 180만대로 추산된다. 단적으로 전기차 완성차는 물론 배터리도 생산하는 BYD의 경우 올해 1월 판매량은 2만178대로 작년보다 180%나 늘었다.
더구나 중국 정부는 원래 지난해 종료 수순이었던 전기차 보조금 지급시기를 내년 말까지 연장했다. 코로나19 경기침체 극복 차원인데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물론 배터리 업체들까지 날개를 단 격이다. 국내 배터리 양강이 각 사는 물론 그룹 차원에서도 최대 이슈였던 글로벌 소송전에 지난 2년간 매달리는 동안 벌어진 일이다.
여기에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이 전기차 탑재 배터리 주력 모델을 기존 파우치형에서 각형으로 전환한다는 입장을 공표했다. 파우치형은 LG엔솔 및 SK이노가, 각형은 삼성SDI 및 중국 업체들이 주력이다. 이와 별개로 폭스바겐, 도요타, 포드 등이 자체 배터리 기술개발을 추진하면서 기술 주도권 다툼 양상도 더 복잡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분쟁의 극적인 합의가 국내 배터리 업계의 위치를 재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력 회복 차원에서 미국, 유럽 등 핵심 시장 현지화와 수주경쟁이 거세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