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아들이자 현대가(家) 3세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다. 부사장 승진 3년 만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책임경영체제 구축을 위한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고 12일 밝혔다. 특히 이날 인사에서 정기선 부사장은 사장 승진과 더불어 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와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로도 각각 내정됐다.
정 신임 사장이 현대중공업지주와 그룹의 주축 사업인 한국조선해양 대표를 모두 맡게 되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의 오너 경영 체제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사장은 일찌감치 차기 총수로 지목받았다. 다만 차기 총수에 오르려면 누구나 납득할만한 경영성과를 보여야 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경영수업을 차근차근 밟아왔다.
최근에는 그룹을 대표하는 자리에 잇달아 참석하며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정 사장은 지난달 8일 수소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국내 대표 기업들과 최고경영자가 직접 주도하는 수소기업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의 출범식에 현대중공업그룹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당시 정 사장은 오너 3세로서 그룹의 미래먹거리 중 하나로 꼽히는 수소사업을 직접 챙기고 발굴했다는 점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지난 3월 현대중공업그룹이 발표한 '수소 드림 2030 로드맵'도 정 사장이 위원장을 맡았던 미래위원회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육상과 해상에서 수소의 생산부터 운송·저장·활용에 이르는 수소 밸류 체인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는 정 사장이 진두 지휘한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두산인프라코어를 흡수한 현대중공업그룹의 건설기계 사업부문이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일 경우 정 사장의 경영성과로 부각될 전망이다.
이처럼 정 사장이 경영성과를 올리기 위한 행보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려면 신사업 지속 추진을 위한 자금 마련이 선결 과제로 꼽힌다.
이에 현대중공업그룹은 신사업 육성 자금 조달을 위한 방법으로 계열사 상장을 택했다. 지난달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한 현대중공업을 시작으로, 계열사의 상장 작업을 앞으로도 계속 추진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계획대로 상장 작업이 모두 완료되면 정 사장이 그리는 청사진 실현과 더불어 경영 승계를 위한 성과들이 쌓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 사장이 정 이사장의 지분을 상속·증여받기 위한 자금 마련 방안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1일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지주 지분은 정 이사장이 26.6%, 정 사장이 5.26%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오유진 기자(ou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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