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원두 가격이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가격 상승 현상을 두고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 같은 현상을 놓고 전문가들은 커피 주요 산지의 이상 기후에 따른 생산량 급감과 세계적 물류 대란이 겹친 영향으로 보고 있다. 1천원대 저가 커피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아라비카 원두 선물가격은 파운드(454g)당 2.235 달러(2천595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가격은 지난해보다 90% 이상 상승한 것이며 2014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커피 가격 급등으로 스타벅스와 커피 대기업의 가격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가격 급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세계 커피 최대 생산국인 브라질이 계속되는 가뭄과 기후 변화로 인한 한파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100년 만에 물 부족 현상을 겪었고, 7월에는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져 수많은 커피나무가 동해를 입어 얼어 죽고 말라 죽었다. 커피는 3년에서 5년생 나무에서부터 열매가 열리는 만큼, 향후 커피 생산량에 계속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브라질 커피산업협회의 보고서를 보면 올해 커피 생산량이 60㎏들이 4천880만 포대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22% 줄어든 것이다. 아시아 지역 최대 생산지인 베트남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시 봉쇄 조처가 내려지면서 물류 이동이 막혀 전 세계 원두 가격을 상승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도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원두 수입에 따른 커피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 내년에는 아메리카노 가격도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커피 관련 정보를 나누는 온라인 카페에는 가격 급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국내 주요 원두 공급업체들은 이달부터 원두 가격을 ㎏당 1천~3천원가량 올렸다. 대중적인 품질의 원두가 1㎏에 2만원 정도에 공급되던 점을 감안하면 최대 15% 가격이 인상된 것이다.
여기에 최근 국내 우윳값 상승의 악재도 추가됐다. 업계 1위인 서울우유는 지난달 부터 흰 우유 1ℓ 가격을 5.4% 올렸는데, 카페라떼 주원료인 우유 가격 상승으로 커피값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이디야를 포함한 대형 프랜차이즈업계는 일단 가격 인상을 유보하고 있다. 먼저 원두 재고가 있기 때문에 자체 수급 안정화 정책으로 가격 안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스타벅스는 현지 생산농가와 장기 계약을 맺고 가격 변동에 대응하고 있다.
가성비 커피로 유명한 이디야는 경기도 평택시 소재 자체 로스팅 공장 이디야 드림팩토리에 생두를 대량 보관하고 가맹점 공급 물량을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작은 카페나 저가 커피 전문점이다. 소규모 가게들은 원두 공급업체와 계약을 맺고 ㎏ 단위로 원두를 받고 있어 가격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실세 서울 노원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 모씨는 지난달 기존 공급받던 원두 가격이 13% 올랐다는 통보를 받았다.
김 씨는 "원두 가격이 10개월 이상 상승세를 보이며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른 커피 전문점이 가격을 올리지 않은 상황이지만 현재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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