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도입하려는 계획이 미국의 반발로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중 패권 싸움의 불똥이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에 튀고 있는 셈이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중국 우시 공장에 네덜란드 장비 업체 ASML의 EUV 노광장비를 반입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미국 정부의 제동으로 좌초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UV 장비는 반도체 초미세 회로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장비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이 사용하고 있다. 세계에서 ASML이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장비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월 4조7천500억원(약 20대 분량)을 투자해 ASML로부터 5년간 EUV 노광장비 구매 계약을 맺었다.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이천 공장부터 D램 생산을 위해 EUV 장비를 들여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 경쟁력 제고를 위해 중국 공장에도 EUV 장비를 반입해야 하지만 미국 정부의 반발로 도입 시기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조 바이든 전·현직 미 행정부의 압박에 2019년 6월 이후 ASML의 EUV 노광장비 대(對) 중국 수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의 경우에도 EUV 공정 전환을 서두르고 있지만 대중 수출제한에 해당하는 공장에는 EUV 장비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EUV 장비 중국 공장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EUV는 국내 도입도 극초기이며 중국 우시 도입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며 "국제규범을 준수하면서 중국 우시공장을 지속 운영하는 데 문제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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