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삼성전자가 20조원 규모의 미국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장 투자를 확정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2030년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 도전도 본격화 됐다.
2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달 2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지사 관저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 존 코닌 상원의원 등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선정 사실을 밝혔다.
테일러시에 세워지는 신규 라인은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4년 하반기 목표로 가동될 예정으로, 건설·설비 등 예상 투자 규모는 170억 달러(약 20조원)에 달한다. 이는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이다.
이번 투자는 이 부회장이 지난 14일 미국 출장길에 오르면서 기정사실화됐다. 이 부회장은 출장 기간 백악관에 테일러시 투자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연방의회에서 반도체 인센티브 법안을 담당하는 핵심 의원들을 만나 반도체 인센티브 관련 법안의 통과 등에 대한 협조도 요청했다.
이 부회장이 최대 규모의 미국 투자를 매듭지으면서 삼성의 시스템반도체 정상을 향한 여정이 본격화됐다.
이 부회장은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메모리에 이어서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며 "굳은 의지와 열정, 그리고 끈기를 갖고 도전해서 꼭 해내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 첫 행보도 시스템반도체를 챙기며 시작했으며, 시스템반도체에 필수적인 반도체 설비 확보에도 직접 나서는 등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 왔다.
이 부회장은 1월4일 삼성전자 평택 2공장의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한 후, 반도체부문 사장단과 중장기 전략을 살펴보는 것으로 올해 경영 행보를 시작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2021년 새해를 맞아 새로운 삼성으로 도약하자. 함께 하면 미래를 활짝 열 수 있다"며 "삼성전자와 협력회사, 학계, 연구기관이 협력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신화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이재용 부회장은 차세대 반도체의 핵심설비인 극자외선(EUV) 장비 생산업체인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가 피터 버닝크 최고경영자(CEO), 마틴 반 덴 브링크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을 만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과 버닝크 CEO는 ▲7나노 이하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EUV 장비 공급계획 및 운영 기술 고도화 방안 ▲AI 등 미래 반도체를 위한 차세대 제조기술 개발협력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시장 전망 및 포스트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미래 반도체 기술 전략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5월 '평택 EUV 파운드리 라인' 구축 결정 당시 DS부문 경영진들에게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춰서는 안된다"고 전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올해 1월에는 평택 3공장 건설 현장을 직접 점검하기도 했는데, 삼성전자는 이번 미국 투자 이후에도 평택을 중심으로 투자를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지난 8월에는 '코로나19 이후 미래준비… 240조 투자, 4만명 고용' 계획을 발표하면서 '메모리 절대우위 유지,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도약 기반 마련'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투자액을 기존 133조원에서 171조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과 글로벌 무역환경 급변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춰선 안된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와 결단에 따라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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