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두산 베어스 선발 마운드 한 축을 든든하게 지키며 좌완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아리엘 미란다(쿠바)가 올해 KBO리그를 빛낸 최고 선수가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9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2021 신한은행 쏠(SOL) KBO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와 각 지역 언론사 취재 기자 115명은 지난달(10월) 31일부터 1일까지 이틀 동안 MVP와 신인상에 대한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는 이날 시상식에서 공개됐고 미란다는 총점 588점을 얻어 1위에 올랐다. 그는 2위를 차지한 이정후(외야수, 키움 히어로즈)를 제치고 MVP가 됐다. 이정후는 총점 329점을 받아 미란다와 격차가 있었다.
또한 신인왕에는 이의리(투수, KIA 타이거즈)가 이름을 올렸다. 이의리는 총점 417점으로 강력한 경쟁 후보로 꼽힌 최준용(투수, 롯데자이언츠)를 제쳤다. 최준용은 총점 368점을 받았다.
MVP는 1위부터 5위(1위 8점, 2위 4점, 3위 3점, 4위 2점, 5위 1점)까지, 신인상은 1위부터 3위(1위 5점, 2위 3점, 3위 1점)까지 차등 배점됐다. 이를 합해 최고 점수를 얻은 선수가 각각 MVP와 신인왕에 선정됐다.
미란다는 이로써 지난 1998년 KBO리그에 외국인선수제도가 도입된 이후 역대 7번째로 외국인선수가 MVP를 차지한 사례 중 하나가 됐다. 또한 두산 출신 외국인 투수로는 다니엘 리오스(2007년) 더스틴 니퍼트(2016년) 조시 린드블럼(2019년)에 이어 4번째 MVP를 수상했다.
국내선수까지 범위를 넓히면 두산 소속 선수로 8번째 MVP가 됐다.
한편 KBO리그는 2019년 린드블럼을 시작으로 지난해(2020년)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 현 한신 타이거스) 올해 미란다까지 3시즌 연속으로 외국인선수가 MVP를 차지했다.
그는 올 시즌 28경기에 등판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했다. 특히 225탈삼진을 기록하며 지난 1984년 최동원(당시 롯데 자이언츠)이 작성한 한 시즌 개인 최다 탈삼진 기록(223탈삼진)을 경신했다.
미란다는 MVP 상금 1천만원과 함께 개인 타이틀 2개 부문 수상에 따른 상금 600만원 등 1천600만원을 받았다. 미란다는 한국시리즈 종료 후 한국을 떠났고 이날 배영수 두산 코치가 대리 수상했다.
미란다는 시상식에서 영상을 통해 "KBO리그 최고 선수에게 주는 상을 받아 기쁘고 감사하다"며 "시즌 준비를 열심히 한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한 "내년에도 두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신인왕을 차지한 이의리는 올 시즌 전반기 소속팀 선발진 한 자리를 맡았고 19경기에서 출전해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을 기록했다. 그는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야구대표팀에도 선발됐다.
그러나 후반기 손톱과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5경기 등판에 그쳤다. 그사이 최준용이 롯데 불펜진 '필승조' 중 한 명으로 자리잡으며 추격했다.
최준용은 후반기 시작과 함께 29경기에 나와 2승 1패 1세이브 13홀드 평균자책점 1.86으로 호투하며 이의리의 대항마로 꼽혔다. 그는 20홀드를 기록했으나 이의리가 '표심'에서 앞섰다.
이의리는 KIA 소속으로는 전신 해태 타이거즈를 포함해 지난 1985년 이순철(외야수, 현 SBS스포츠 야구해설위원) 이후 36년 만에 신인왕에 이름을 올렸다.
/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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