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근 연공서열을 타파하는 인사제도 혁신안을 발표한 삼성전자가 조만간 단행할 최고경영자(CEO)·임원 인사에서 대대적인 인적쇄신에 나설 지 주목된다. 지배적인 시각은 CEO급에서는 현 김기남 부회장·김현석 사장·고동진 사장 등 3인 체제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대신 부사장 이하 임원급에서는 대발탁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또 하나 관심사인 '10년차 부회장'인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시각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셋째주에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달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로, 새롭게 승진, 보직 이동한 임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도 삼성전자는 12월 15일 IT·모바일(IM) 부문을 시작으로 16일 소비자가전(CE) 부문, 17일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의 글로벌 전략회의를 각각 하루씩 진행했다.
매년 임원 인사에 따른 조직개편과 보직인사가 마무리된 이후 글로벌 전략회의가 진행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CEO·임원 인사는 이르면 다음달 1일과 3일에 각각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이후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같은 달 6~8일 사이에 CEO 및 임원 인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삼성은 지난해에도 12월 첫째 주 수요일에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후 이틀 뒤 후속 임원인사를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는 국내외 임원급들이 한 자리에 모여 사업 부문별 업황을 점검하고 신성장 동력 방안과 새로운 사업계획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로,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진행됐다. 그러나 올해는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폐지하는 대신 온라인 회의로 대체했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통상 사업부문장, 해외법인장 등 400여 명이 수원, 기흥사업장 등에 모여 2~3일간 마라톤 회의를 이어간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가 간 이동이 어려운 만큼 온라인으로 해외법인장을 연결해 화상 회의로 진행했으나, 이번 회의는 해외법인장들이 대부분 귀국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해외법인장들이 최근 귀국하기 위해 일정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이번 인사에서 해외 사업장에 대한 인적 쇄신이 있은 후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전반적인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초에 진행될 삼성전자의 임원 인사 폭도 상당히 클 것이란 관측이 많다. 전날 발표한 삼성전자의 인사제도 개편안을 통해 조직 내에서 30대 임원과 40대 CEO를 배출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개편안에는 '부사장-전무' 직급을 '부사장'으로 전격 통합하고 임원의 직급 단계를 과감하게 축소하는 한편, 직급별 표준 체류기간을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재계 관계자는 "평직원들은 내년부터 새 제도에 따른 평가를 거쳐 인사 고과가 매겨진다"며 "하지만 임원급은 새 제도가 이번 정기 임원인사부터 곧바로 적용된다는 점에서 고참급 상무들이 이번에 바로 부사장으로 승진할 수 있을 지의 여부가 가장 관심이 높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김기남 DS(반도체)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김현석 CE(소비자가전)부문 사장, 고동진 IM(모바일)부문 사장 등 3인 대표이사 체제는 유지되는 대신, 부사장 직급 이하의 임원 세대교체를 통해 '안정 속 혁신'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대표이사를 제외한 사장급 인사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신상필벌' 원칙이 적용될 것으로 관측했다.
또 이 부회장이 최근 북미 출장을 통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버라이즌, 모더나 등의 사업 파트너들과 만나 협력을 논의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선 만큼, 이를 이끌어 줄 30~40대 핵심 인재를 대거 임원으로 발탁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주요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부회장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부회장은 올해도 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석방' 상태인데다 경영권 승계 관련 재판에 여전히 얽매여 있는 만큼 회장으로 승진했을 경우 자칫 역풍을 맞을 수도 있어서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가석방 후 회장으로 바로 승진하기보다 국익을 위해 좀 더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본인에게도, 삼성 내부적으로도 부담이 덜할 수 있다"며 "이번에도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는 것보다 3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며 '뉴 삼성' 기틀을 잡는데 더 주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시기는 사면을 받은 후 가석방자 신분에서 벗어나야 가늠해 볼 수 있을 듯 하다"며 "이 부회장의 사면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많은 만큼 이르면 내년 말쯤에는 이 회장이 승진하고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며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설 수 있을 듯 하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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