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에서 빅테크 기업들을 잇달아 고객사로 확보하며 파운드리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대만 TSMC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이 TSMC와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IBM,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퀄컴 등의 반도체 생산을 수주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2년치 파운드리 물량을 수주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삼성전자 파운드리 주요고객(퀄컴, 엔비디아, IBM 등) 매출은 10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오는 2023년까지 2년치 물량을 수주한 것으로 보여 내년부터 뚜렷한 실적 개선 추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5나노미터(nm, 10억분의1m) 공정의 IBM 서버용 칩 생산을 수주했다.
앞서 지난 2018년 IBM이 삼성 파운드리 7nm 공정에서 만들겠다고 발표한 칩은 올해 초부터 IBM 파워10 서버 제품에 적용되고 있다. 또 올 초 공개한 IBM 텔럼 프로세서 역시 IBM 설계로 삼성에서 제조했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삼성전자에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 생산을 맡겼다. MCU는 전자기기와 자동차 등에서 신호를 처리하고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다.
퀄컴도 지난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5나노 공정으로 생산한 '스냅드래곤888'로 파트너십을 맺은 이래 '스냅드래곤888플러스', '스냅드래곤8 1세대'까지 삼성전자에 생산을 맡길 예정이다.
AMD는 TSMC가 애플 제품을 우선적으로 생산하려하자 4나노 공정의 크롬북 중앙처리장치(CPU) 생산을 삼성에 맡기는 것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고객사를 확대하고 있지만 TSMC와 좁혀야 할 격차는 아직 크다. 더구나 삼성전자는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매출 기준 TSMC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53.1%, 삼성전자는 17.1%다.
삼성전자는 TSMC와 기술 경쟁에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내년 3나노 공정에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GAA는 기존 핀펫((FinFET) 기술보다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삼성은 이를 TSMC보다 앞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나노 공정의 경우 안정적인 생산 수율을 확보하며 양산을 위한 준비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