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에서 삼성전자의 설 자리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중저가 시장에서 샤오미, 리얼미 등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강해지고 있는 데다 프리미엄 시장에선 애플에도 크게 밀리고 있어서다.
17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17%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2위 자리를 가까스로 유지했다. 이는 1년 전보다 무려 9%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인도 시장 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20%대를 유지해왔으나, 올해 2분기부터 10%대로 주저 앉았다. 여기에 지난 10월에는 시장 점유율이 16%까지 떨어져 2위 자리에서도 중국 업체인 '리얼미(18%)'에게 밀려났다. 또 다른 중국 브랜드 비보 역시 이 기간 동안 1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삼성전자를 바짝 뒤쫓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부진은 가성비를 앞세운 샤오미와 리얼미, 오포 등 중국 업체들에게 중저가 시장을 점차 내주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3분기 인도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차지한 비중은 74%로, '레드미9', '레드미노트10'을 앞세운 샤오미가 23%의 점유율로 1위 자리에 올랐다. 특히 '레드미9A'는 3분기 인도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스마트폰 모델로 기록됐고, '레드미9A', '레드미9파워', '레드미노트10', '레드미9'는 베스트셀러 모델 상위 4위를 모조리 휩쓸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4가지 모델은 모두 100만 개 이상의 출하량을 기록했다"며 "'미11x' 시리즈가 있는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사상 최대의 출하량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오포의 서브 브랜드인 '리얼미' 역시 2만 루피(약 31만원) 이하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며 삼성전자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특히 '리얼미8 5G'와 '리얼미 8s 5G'는 이 시장에서 베스트셀러 모델 1, 2위 자리에 나란히 오른 한편,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해 독보적인 인기를 드러냈다. 또 올해 처음으로 글로벌 누적 출하량 1억 대를 달성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을 인도에서 출하했다.
비보는 지난 3분기에 처음으로 인도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 자리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또 프리미엄 시장에선 'X60', 'V21' 시리즈로 사상 최대 출하량을 기록했으며 평균 판매 가격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포는 1만 루피(약 15만원)~2만 루피 가격대에서 '오포 A54'가 두각을 나타내며 점유율을 서서히 확대하고 있다. 또 '오포 F19', '레노6' 시리즈도 2만 루피~3만 루피(약 46만원) 가격대에서 4위를 차지하며 선전한 모습이다.
원플러스는 시장 점유율 톱5에 속하지 않았지만 최근 '노드'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점유율을 급속히 확대하고 있다. 올 3분기 동안 전년 동기 대비 55%의 성장세를 보인 원플러스는 인도에서 사상 최고 출하량을 기록한 것은 물론, 3만 루피 이상의 프리미엄 시장에서 '노드2 5G', '노드 CE 5G' 등으로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노드 시리즈의 누적 출하량은 300만 대를 돌파했으며 5G 스마트폰 출하량도 처음으로 1천만 대를 돌파했다.
이 외에 전체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9%의 점유율을 차지한 아이텔, 인피닉스, 테크노 등 기타 브랜드들도 전년 동기 대비 72% 성장하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아이텔은 6천 루피(약 9만3천원) 이하 스마트폰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피처폰 시장에선 27%의 점유율로 8분기 연속 1위 자리에 올랐다.
프리미엄 시장에선 애플의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 애플은 올 3분기 동안 전년 동기 대비 212%의 신장률을 기록하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업체로 꼽혔다. 또 3만 루피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 시리즈로 44%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특히 4만5천 루피(약 70만원) 이상의 울트라 프리미엄 부문에선 74%란 압도적인 점유율로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아이폰12'와 '아이폰11'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애플 성장의 주요 요인"이라며 "애플은 3분기에 처음으로 프리미엄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 브랜드 자리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경쟁사들의 선전에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이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 26% 였던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020년 3분기 24% ▲2020년 4분기 20% ▲2021년 1분기 20% ▲2021년 2분기 18% ▲2021년 3분기 17% ▲2021년 10월 16%로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는 스마트폰 부품 수급난으로 인해 생산 차질이 발생한 영향도 컸다.
그 사이 리얼미는 지난해 2분기 11%에서 올해 3분기 15%로, 오포는 9%에서 10%로, 원플러스와 애플이 속한 기타 제품군은 8%에서 20%로 껑충 뛰어 올랐다. 또 1위인 샤오미와 삼성전자의 격차도 3%포인트에서 6%포인트로 2배 늘었다. 다만 샤오미가 28%의 점유율을 기록한 지난 2분기에 10%포인트 격차가 난 것에 비해선 다소 줄었다.
이에 삼성전자는 중국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최저가 시장을 겨냥해 최근 '갤럭시A03 코어'를 출시하며 반격에 나섰다. 현지 출고가는 7천999루피(약 12만3천원)이다. 내년에는 자사 5G폰 중 가장 저렴한 모델이 될 '갤럭시A13 5G'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또 울트라 프리미엄 시장에선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등 폴더블폰을 앞세워 애플의 점유율을 뺏어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카운터포인트 관계자는 "'갤럭시Z' 시리즈 신제품들이 출시되자마자 인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였다"며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으로 과거 '갤럭시노트' 시리즈 만큼의 수익을 끌어오는 한편, 울트라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성장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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