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임인년 게임업계의 화두는 단연 P2E 게임이 될 전망이다. 이른바 '돈 버는 게임'으로 알려진 P2E는 기존 게임의 개념 자체를 뒤흔들며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재택근무 체제 역시 올해 게임산업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 국내외 개발사 모두 재택 체제 장기화로 인해 개발 차질을 빚고 있어 기대작들의 출시 일정이 번복될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대선 정국을 앞두고 정치권이 핵심 수익모델인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도 올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앞다퉈 진출하는 P2E 게임…누가 웃을까
2021년부터 대두되기 시작한 P2E 게임은 2022년에도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P2E란 'Play to Earn'의 약자로 게임을 즐길수록 암호화폐 등의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식을 뜻한다. 지갑을 열어야 강해지는 '페이투윈(Pay to Win)'이 대부분인 기존 부분유료화 방식과는 본질부터 다른 접근인 셈이다.
이용자는 P2E 게임 내 활동을 통해 얻은 재화를 암호화폐로 전환한 뒤 거래소에서 현금화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게임사는 거래액의 일정 %를 수수료로 확보하게 된다. 보다 많은 이용자가 활발히 게임 내 자산을 거래할수록 업체가 거두는 매출도 높아지는 방식인 셈이다.
위메이드가 해당 모델을 통해 시장성을 증명하자 주요 업체들이 앞다퉈 P2E 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여러 중견 업체들이 위메이드가 구축한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에 올라타는가 하면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등은 자체적인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다. 2022년은 이처럼 블록체인 플랫폼의 각축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P2E 게임의 국내 허용 여부도 관심사 중 하나다. 게임 내 재화를 현금으로 환전하는 것을 금하는 게임산업법에 따라 P2E 게임은 국내 서비스 자체가 불가하다. 그러나 VPN 우회 등을 통해 해외 P2E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용자가 적지 않고 법망을 피해 몰래 P2E 게임을 국내에 출시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나오는 상황이다.
이로인해 P2E 게임을 제도권에 편입하고 합법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2006년 '바다이야기'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며 P2E 게임 금지를 유지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은 2022년에도 꾸준히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종식될까…개발 일정 차질 불가피
코로나19 장기화 또한 2022년 게임업계가 주목하는 이슈로 손꼽힌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질수록 게임사들의 전면 재택 역시 늘어나 개발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해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장기 재택체제를 유지했던 대다수 게임사들의 출시 일정이 연기된 바 있다. 2020년 출시 예정이었던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2'는 2021년 8월로 연기돼 론칭된 바 있으며 펄어비스 역시 2021년말 서비스하기로 했던 '붉은사막'의 출시 일정을 기약없이 미뤄둔 상태다.
통상 게임사들은 신작 출시를 앞두고 밀도 높은 협업을 이어가기 마련인데, 구성원간 거리가 물리적으로 떨어지는 재택 근무 만으로는 원하는 품질을 맞출 수 없다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GDC(Game Developers Conference)가 지난해 전 세계 개발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개발자 중 44%가 코로나19로 인해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재택 근무가 창의성과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부정적으로 답한 응답자도 32%로 나타났다.
2022년에도 주요 기대작 출시가 예정된 가운데 코로나19 압박을 딛고 높은 완성도를 갖춘 신작으로 게임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확률형 아이템 규제 목소리…게임업계 노심초사
게임업계의 핵심 수익모델인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규제 논란은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시장의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 3월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규제 가능성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는 확률형 아이템의 습득률을 공시하는 내용을 담은 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을 비롯해 여러 규제 법안들이 계류돼 있는 상태로 올해 다시금 불이 붙을지가 관건이다.
게임업계는 이러한 법적 규제를 막기 위해 지난 12월부터 유무료 확률형 아이템은 물론 강화, 합성 콘텐츠 등의 확률까지 표기하는 등 보다 강화된 자율규제안 시행에 들어간 상태다. 넥슨의 경우 자체 확률 검증 시스템인 '넥슨 나우'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규제 '공성전'은 2022년 한해를 지속해서 달굴 핫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영수 기자(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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