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예진 기자] 게임업계에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주목받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환경(E) 항목에 대한 접근이 유독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산업 특성상 이 부문에서 성과를 드러낼 수 있는 영역이 많지 않다는 이유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오는 2025년부터 자산 2조원대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에 대해 ESG 활동 등을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 의무를 지우면서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았다. ESG란 환경(Environment), 사회적 가치(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의 핵심을 다룬 비재무적 성과 지표로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9개 게임사 중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와 NHN(대표 정우진)을 제외한 7개 게임사는 환경 부문에서 모두 D등급을 받았다. 이는 지난 10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2021년 상장기업의 ESG 평가 및 등급 공표'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엔씨와 NHN를 포함한 9개 게임사는 올해와 같이 전반적인 평가는 B~C 정도 였으나, 환경 부문에서는 모두 낙제점인 D를 받은 바 있다.
상황이 이렇자 게임사들은 환경 개선에서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라며 난감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게임사들이 사실 환경 관련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은 데다가 접점을 찾기 어려워 회사 내부에서도 구체적인 계획을 쉽게 내세우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게임사들은 사옥 건립에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적용하거나 직원 복지 시설 등에서 전료를 아끼는 수준에서 방법을 찾고 있다. 넷마블의 경우 지난 3월 완공된 신사옥에 태양광 연료전지와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갖췄고, 빗물을 조경수로 사용하고 이 조경수를 다시 청소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내년 완공 예정인 펄어비스의 과천 신사옥 역시 친환경 시설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대안으로 노력·성과 담은 '정보공개' 떠올라
반면 환경 부문의 노력과 성과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에서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상대적으로 환경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엔씨와 NHN는 관련 데이터를 모두가 확인 가능한 형태로 공개한 게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환경 부문에서 B+ 등급을 받아 게임업계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얻었다. 엔씨는 게임사 중 유일하게 ESG 종합평가 A등급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도 D를 받은 환경을 제외하면 사회와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각각 B+, A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나머지 부문에서는 기존 재단 운영 등을 통해 확인가능한 정보가 있었는데 환경 부문은 그동안 확인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엔씨 측은 "사소한 노력이지만 내부적으로 에너지 절감을 위해서 노력한 것들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공개하면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엔씨는 게임업계 최초로 지난 3월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 지난 8월에는 80쪽에 달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오픈소스 형태로 발간하며 ESG경영 비전을 공개했다. 환경 부문에서는 사옥 내 수도나 전기 사용량 등을 줄이고 조명을 LED로 교체하고, 보일러 버너도 저감 효율이 있는 저녹스 버너로 교체했다. 2026년 완공 예정인 엔씨글로벌 연구개발혁신센터에도 설계 단계부터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했다.
NHN의 경우에도 투명한 정보 공개가 주효했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그동안 ESG 경영에 힘쓰고 있었으나 관련 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아 작년 평가에는 반영이 된 것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친환경 데이터센터 운영 등 ESG 경영과 관련해 조사평가기관(KCGS)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정보 공개를 확대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환경 부문에서 전년 대비 개선된 C등급을 받았다.
이에 따라 게임업계에서도 환경 부문에서 향후 적은 노력이나 성과더라도 투명한 정보공개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ESG 평가 자체가 공개된 항목을 바탕으로 수집을 해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평가에서 회사 측이 자발적으로 보고서 형태로 ESG 성과를 발간하는 등 관련된 정보를 많이 공개를 하면 할수록 유리하다"면서 "이는 환경이나 사회 모두 해당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true.ar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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