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2'에 한국 주요 기업의 전문경영인들이 총출동했다. 이들은 이번 CES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 소니, TCL 등 주요 기업들의 부스를 방문해 미래 기술을 직접 체험하며 경쟁사들의 분위기를 살피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DX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은 5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에서 'CES 2022' 전시장 문이 열리자마자 삼성전자 부스를 관람한 후 곧장 일본 소니 부스에 들렀다. 한 부회장은 이곳에서 소니 부스에 전시된 전기차 실물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방송용 드론과 플레이스테이션(PS5) 게임기도 살펴봤다.
한 부회장은 소니 부스를 둘러본 후 "코로나19 때문에 전시 준비를 잘 하지 못한 것 같다"며 "실제 제품을 기대하고 있다"고 짧막한 소감을 남겼다.
또 전날 소니가 전기차 자회사를 설립키로 발표한 것과 관련해선 "자동차는 이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가 결합한 '전자제품'이 됐다"며 "자동차가 움직이는 휴게실, 집, 사무실 등의 개념으로 더 다양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곳에 어떤 기능을 넣을 지 더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직접 전기차 사업을 진출할 것인지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인수한 전장기업 하만을 통해 전장 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지만 전기차 시장 진출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번 CES에 마련된 부스에는 차량 좌석을 실제로 세팅해 '자율 주행'과 '증강 현실(AR)'을 통한 운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동차를 마치 스마트폰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 하만을 중심으로 전장 사업에 집중할 예정으로, 사업 확대를 위해 디스플레이·전장 전용 카메라 등과 관련해서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부회장은 소니 부스를 벗어나 곧바로 삼성전자 옆에 부스를 마련한 중국 TCL에도 방문했다. TCL은 이번 CES에서 마치 삼성전자의 주요 가전 제품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베낀 제품들이 대거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한 부회장은 TV 전문가로 알려진 만큼 이날 TCL 부스에서 미니 LED를 유심히 살펴본 후 "TCL 기술력이 빠르게 올라오고 진척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금방 따라올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 부스로 돌아온 한 부회장은 디에고 코펠 이사와 만나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코펠은 멕시코 10대 기업 중 한 곳으로, 현지 최대 유통업체이자 삼성전자의 멕시코 최대 파트너사 중 하나다. 디에코 코펠은 코펠 가문 일원으로 코펠 후계자 중 한 명으로, 휴대전화 사업을 담당하는 등 삼성전자와 꾸준히 인연을 맺고 있다. 코펠 이사는 이날 한 부회장에게 "승진을 축하한다"고 말을 건네며 훈훈한 광경을 연출했다.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을 이끌고 있는 노태문 MX사업부 사장은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와 'CES 2022' 전시장에서 만났다. 특히 노 사장은 유 대표에게 자사 전시 부스를 직접 안내하며 이번 CES에서 삼성전자가 선보인 다양한 제품·서비스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오전 10시 CES 개막 직후 진행한 노 사장과 유 대표의 부스 투어는 약 30분간 진행됐다. 유 대표는 '마이크로 LED' 코너에서 많은 관심을 드러내며 "눈이 훨씬 밝아진 듯 하다"며 "앞으로 TV가 이런 쪽으로 바뀌는 건가"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또 비스포크 에디션 조립 시연을 보면서 "이 아이디어는 누가 낸 것이냐"고 물으며 흥미롭게 지켜봤다.
유 대표는 삼성전자가 선보인 로봇 제품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했다. 유 대표가 "최근 삼성전자에서 로봇 관련 팀을 만든 것 같던데"라고 말하자, 노 사장은 "로봇 사업을 위해 DX(디바이스 경험) 부문 밑에 로봇사업팀을 단독 사업팀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로봇 사업 비중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에서 로봇사업화 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시킨 바 있다.
이 외에도 유 대표는 삼성전자가 이번 CES에서 새롭게 선보인 포터블 스크린 '더프리스타일'과 '스마트싱크 허브', '갤럭시S21 팬에디션(FE)' 등도 관심있게 지켜봤다. 특히 '갤럭시S21 FE'와 관련해선 "플래그십폰 못지 않게 잘 만들었다"고 칭찬을 건넸다.
이에 노 사장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채택해 전 모델보다 더 가벼워졌다"며 "기존 플래그십 대비 가격도 100달러 낮췄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의 '갤럭시 에코 시스템' 전시 부스에선 "'갤럭시S22'에서 소비자 경험을 중심으로 기능을 한 단계 더 강화할 예정"이라며 "원 UI 4도 스마트폰에서 태블릿, PC까지 연결해준다"고 설명했다. 이후 유 대표는 "우리도 강화해야 할 것 같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부스를 모두 둘러본 유 대표는 "삼성전자 부스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며 "우리는 현재 모바일 중심인데 IRTV 등 다양한 영역을 어떻게 아우를까 고민하고 있는 중으로, 융합에 대해 구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 로봇사업팀과 관련해선 "삼성은 제조 관점에서 로봇을 보고 있지만 우리는 서비스 관점에서 로봇을 봐야 한다"며 "로봇 관련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사장도 이날 'CES 2022' 행사장을 찾아 부스 곳곳을 둘러봤다. '비스포크' 가전 신화를 이끈 이 사장은 부스를 둘러보며 올해 국내 가전 매출의 85~90%를 비스포크에서 낼 것이란 목표도 밝혀 관심을 끌었다.
이 사장은 "지난해 국내 가전 매출의 80%를 비스포크에서 내겠다는 목표를 달성했다"며 "(북미 가전 시장에선) 아직 시작 단계라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기는 어렵겠지만, 최대한 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미국)=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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