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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모빌리티 상장 앞둔 카카오, 스톡옵션 매도 가이드라인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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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공지 통해 발표…주요 계열사 상장 앞둔 상황서 선제적 조치 취할듯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카카오가 공동체(카카오와 카카오 전 계열사) 전체를 아우르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관련 가이드라인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비롯한 카카오페이 경영진들이 집단으로 주식 매도를 단행하면서 논란이 커진 만큼, 관련 지침을 조속히 마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이날 경영진의 스톡옵션 매도 관련 가이드라인을 정비하겠다고 사내 공지했다.

이는 카카오가 이날 류영준 카카오 대표 내정자의 사퇴를 공식적으로 밝히며 '주주가치 제고'와 관련해 언급한 부분과 맞닿는다. 카카오는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와 임직원의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카카오]
[사진=카카오]

◆카카오페이 사태에 놀란 카카오, 스톡옵션 매도 규정 정립한다

당초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오는 3월 카카오의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카카오 공동대표로 정식 취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10일 스톡옵션으로 취득한 회사 주식 23만주를 한꺼번에 매도하면서 도마 위에 올랐다.

류 대표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경영진 8명이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한 주식만 44만933주로, 약 900억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카카오페이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고 주주들이 피해를 입게 됐다. 논란이 불거지자 결국 류 대표는 카카오 대표 자리를 맡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통상 상장사들은 경영진들의 스톡옵션 행사 물량에 대해 1년간의 보호예수를 건다. 상장 후 단기간 내 경영진들이 대량으로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카카오페이는 스톡옵션과 관련해 보호예수 조항을 걸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공시된 카카오페이의 투자설명서를 보면 상장 후 5년 내 스톡옵션 행사 후 매각할 수 있다는 조항만 있다. 카카오페이 주식 중 보호예수가 걸린 주식은 최대주주인 카카오가 보유한 주식 6천235만1천920주(1년)와 2대 주주인 알리페이 싱가포르가 보유한 주식 1천389만4천450주(6개월), 그리고 우리사주조합 340만주(1년)다. 스톡옵션은 여기서 제외됐다.

카카오페이 주식 중 보호예수가 걸린 주식의 경우 한국거래소의 상장 규정에 명시된 의무보유확약 관련 규정을 따랐다. 다만 스톡옵션은 관리 대상에서 제외됐기에 카카오페이 경영진들이 상장 한달여만에 스톡옵션 행사 후 이를 매도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경영진들의 윤리의식 부재가 도마 위에 오르자 카카오도 내부적인 스톡옵션 관련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여민수 공동대표가 직접 이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올해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카카오 주요 계열사들의 상장이 예정된 만큼 카카오로써도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의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나란히 예정된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엔터 상장…경영진 스톡옵션 이미 많이 주어져

실제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과거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대량의 스톡옵션을 지급한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12월 류긍선 대표에게 132만주에 달하는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행사 가격은 9천94억원이며 총 스톡옵션 규모는 약 120억원이다. 행사 기간은 오는 2023년 12월11일부터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당시 카카오페이지) 역시 지난 2018년 12월31일 이진수 대표에게 135억원 규모의 스톡옵션을 지급했다. 구체적인 주식 수와 행사가액은 비공개로, 행사 기간은 2020년 12월31일부터 오는 2024년 12월30일까지다. 이진수 대표는 이와 별개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주식 30만주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엠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합병되기 전부터 가지고 있던 주식이다.

류긍선 대표의 경우 오는 2023년 12월부터 스톡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만일 올해 카카오모빌리티가 상장될 경우 상장 후 적어도 1년 이상은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과거에 스톡옵션을 지급받은 이진수 대표의 경우,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상장을 하면 이론상으로 상장하자마자 바로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물론 이를 매각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처럼 카카오 주요 계열사들의 상장이 예정됐고, 해당 경영진들에게 스톡옵션이 대거 주어진 만큼 카카오 계열사에서 카카오페이와 같은 사례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이날 카카오 노동조합(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은 "향후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한 다양한 대책들을 요구할 것"이라며 그 중 하나로 '상장 시 일정 기간 임원진의 매도 제한 규정 신설'을 거론했다.

카카오는 노조의 요구와는 별개로 내부적으로 자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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