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돌연 '숙고' 돌입…선대위, 당혹 분위기 속 13일 일괄 사퇴
반등 없었던 낮은 지지율…당 쇄신 움직임에 전문가들 '글쎄'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지지율 답보로 난관에 봉착했다. 연이은 여론조사에서 3% 내외의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한 심 후보가 12일 선거활동 중단을 선언하며 '숙고 모드'에 들어가자, 하루 만인 13일 선대위원들이 일괄 사퇴했다. 2012년부터 11년간 진보 정치의 뚝심을 보여줬던 정의당이 대선을 코앞에 앞두고 위기에 봉착했다.
심 후보는 지난 12일 선대위를 통해 "현 선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이 시간 이후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숙고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정의당에 따르면, 심 후보는 당시 선대위 공보단에 이같은 결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했으며, 선대위 주요 참모들도 당 공지를 통해서야 심 후보의 의사를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정의당은 당혹스러운 기색을 보였다. 정의당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심 후보와 (계속) 연락이 되지 않는데, 당원들도 이에 매우 당혹스러워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이날 의원단의 긴급회의 소식을 결정했다가 돌연 취소하는 등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노출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도 이날 오전 의원회관에 있는 심 후보의 의원실을 찾았지만, 심 후보는 의원실 관계자와도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여 대표는 "의원실 역시 후보와 소통이 안 되고 있다"며 "후보와 이번 주 2차 선대위에 대해 상의하려고 했는데, 어제 숙고에 들어가 당황스러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심 후보의 이같은 결정을 '삼프로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하는 상황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지난 12일 발표된 YTN-리얼미터 여론조사(지난 10~11일 실시, 성인남녀 1천11명 대상, 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3.1%포인트)와 13일 발표된 국가지표조사(NBS) 결과(지난 10~12일 실시, 전국 유권자 1천명 대상, 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3.1%포인트)에서도 심 후보의 지지율은 모두 3%에 그쳤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국 정의당은 혼란 끝에 이날 선대위원장을 비롯한 선대위원들의 일괄 사퇴를 결정했다. 정호진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통화에서 "선대위 개편은 진행되겠지만, 바로 진행되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고 말했다.
심 후보의 사퇴와 함께 벌어진 정의당의 쇄신 움직임이 지지율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심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에 하락세를 보이고, 비전이나 정책 면에서 좀 애매한 포지션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외연 확대의 실패도 있지만, 그간 심 후보에 대한 대중의 피로도도 상당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의 출구전략에 대해선 "지금의 상황을 해소하려면 타당과의 후보 단일화 또는 여당과의 연정만이 해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통화에서 "(정의당이 그간) 진보 정당 중 선두에서 움직였지만, 노회찬 의원의 사망 이후 동력이 떨어져 있다"며 "차라리 대선 완주를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긴 호흡으로 자신과 당을 정비해야 한다"고 짚었다.
한편 여 대표는 이날 정의당 당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후보와 우리 당의 잠시 멈춤은 이 고민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라며 "마지막 소임을 다하겠다는 심상정 후보를 저는 믿는다. 지금의 어려움을 헤쳐나갈 희망의 메시지를 틀림없이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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