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디지털전환 가속화에 따라 20대 대통령선거에서도 정보통신기술(ICT)정책이 주요 공약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전 산업 영역에서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인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고, IT·SW기업은 물론, 금융, 공공 영역에서도 우수한 디지털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이에 현 정부에서 기업-대학과 연계한 SW인재 양성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대선 후보들도 범국가적인 디지털 인재 양성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각종 대선 공약을 내놓고 있다.
◆ 이재명 "디지털인재 100만 양성" vs 윤석열 "교육체계 전면 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한국식 휴먼 캐피털'(가칭) 제도를 도입하고, 디지털 미래 인재 100만명을 양성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휴먼 캐피털'은 SW·AI 영역 등 디지털 역량 확충을 위한 교육비를 정부가 선(先) 지원하고 취직 후 일부를 상환받는 제도다. 교육비 최대 1500만원을 지원하고, 취업이나 창업 후 일정 수준 소득이 발생하면 교육비의 일정 비율(약 70%)을 상환하는 것이다.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한 공교육도 강화한다고 밝혔다. 초·중·고교에서 SW 교육 시간을 최소 주 1시간 이상으로 확대하고, 군 SW·AI 분야 전문 복무도 확대하겠단 계획이다. 또 국민 누구나 SW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SW와 코딩은 읽기나 더하기·빼기 같은 필수소양"이라며 "키오스크에서 뒤돌아 서는 어르신이 없도록 디지털 전환 혜택을 국민 누구나 골고루 누릴 수 있게 SW와 코딩 등 전국민 디지털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디지털 멘토·매니저·튜터 등 5만 디지털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디지털 소양을 갖춘 은퇴자·경력단절자·대학생·대학원생·취업준비생 등을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도와주는 '디지털 멘토'(3만)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디지털 매니저'(1만) ▲디지털 교육을 지원하는 '디지털 튜터'(1만) 등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윤석열 국민의 힘 대선후보는 디지털 인재 양성에 대한 종합적 대책을 아직 내놓진 않았으나, 디지털 인재 필요성에 대해선 절실히 공감했다.
특히, 그는 정부 중심의 인재 양성이 아니라, 사회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미래를 내다볼 수 있도록 교육시스템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를 위한 교육 개혁의 일환으로 초·중등 교육에서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코딩)를 정식 과목으로 채택해 대학 입시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윤 후보는 "입시에서 코딩에 국영수 이상의 배점을 둬야만 디지털 인재를 기업과 시장에 많이 공급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면서,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향후 50년, 100년에 대비한 대대적인 교육 개혁의 청사진을 반드시 만들어놓고 퇴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정부가 재정을 써서 일시적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다 무위에 그칠 것"이라면서,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첫 번째 일은 민간 부분이 시장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 그 시스템을 운영하고 유지하고 관리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 SW산업계 당장 인력 부족…100만 SW 인재 양성 '한 목소리'
이 가운데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등 14개 SW 단체들은 당장 업계에서는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 차기정부에 100만 SW 인재양성을 요구하고 있다.
조준희 한국SW산업협회장은 "정부는 2025년 SW 인력 35만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는 과거 데이터 기반 산출 자료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보다 많은 인력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100만 SW 인재양성을 강조했다.
앞서, 이들은 여야 정당에 SW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정책 실행력을 강화하기 제안서를 전달한 바 있다. 제안서에는 ▲100만 미래 일자리 ▲융합 원천기술 ▲클라우드 활성화 ▲소프트웨어 가치 인정 ▲대한민국 CIO 도입 등 10대 요구사항이 담겼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재와 기업을 정부가 연결해주는 정부중심의 정책에 대한 실효성을 비판하고, 숫자를 정해놓고 일자리를 육성하려는 대책의 효율성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경전 경희대학교 교수는 지난 18일 대선캠프 '디지털 정책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디지털 멘토 3만, 디지털 매니저 1만, 디지털 튜터 1만 등 디지털 100만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구체적 수치를 제시했는데, 이같은 정부 중심의 일자리 창출이 효과적일지는 의문"이라면서, "현 교육체제는 그대로 둔 채, 옛날 방식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공교육 시스템을 AI기반 초개인화 교육체제로 개혁할 필요가 있다"면서, "코딩과 AI 관련 역량을 대학 입시에 반영한다든지, EBS를 AI기반 초개인화 교육 체제로 전환하는 등의 방안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박진영 기자(sun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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