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SK텔레콤의 5G 주파수 추가 할당과 관련해 오는 27일 열리는 임혜숙 장관 간담회에서 답변을 예고하면서 업계의 관심은 온통 장관의 입에 쏠려있다. SK텔레콤 제안 수용 여부에 따라 경매 시기나 조건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갑작스런 3.7㎓ 이상 대역 40㎒ 폭 주파수 할당 제안에 업계간 표정은 엇갈리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기존 추진하는 경매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반면 KT는 당장 추가 경매가 이뤄지지 않는한 특별히 영향을 받지 않아 상황을 지켜보는 눈치다.
SK텔레콤이 요청한 대역은 주파수 간섭 회피를 위한 클린존 구축이 필수적인데,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할당은 불가능하다. 앞서 LG유플러스가 요청한 3.4㎓ 대역 20㎒ 폭에 대한 경매를 준비하는 가운데 준비되지 않은 대역을 같은 선상에 두고 경매해 달라는 것은 사실상 시기를 미루자는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26일 정부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의 5G 주파수 추가 할당 제안에 대한 답변을 오는 27일 열리는 임혜숙 장관 주재의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내놓을 예정이다.
전날 임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SK텔레콤 제안에 대한 답변 시기를 묻는 질문에 "신년 간담회 자리에서는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또한 설명자료를 내고 "관련 법령과 정책을 토대로 관련 절차에 따라 최대한 신속하게 검토해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과기정통부에 LG유플러스 이외 통신사들도 동일 조건의 5G 주파수를 확보한 후 경매를 진행하자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경매에 나온 3.4~3.42㎓ 이상 대역 5G 주파수 20㎒ 폭이 LG유플러스에 인접해 있는 데다 특정 사업자만 주파수를 할당받게 되는 구조라 이대로는 경매에 참여할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3사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 후 경매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LGU+ 황당…"경쟁사 발목잡기"
LG유플러스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난감해하고 있다. 클린존 구축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대역의 40㎒ 폭을 이번 20㎒ 폭과 함께 경매하자는 제안은 경쟁사 발목잡기에 불과하다는 시각이다. 당장 경매에 나오더라도 당장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SK텔레콤이 인접한 대역을 가져간다 해도 LG유플러스에 인접한 20㎒ 폭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에서 주파수를 묶는 집성기술(CA)이 뒷받침 돼야 한다. 다음달 나오는 갤럭시S22가 CA를 지원하지만 각 통신사 네트워크와 합을 맞추기 위해서는 별도의 소프트웨어(SW) 개발이 필요하다.
게다가 만약 SK텔레콤 제안대로 경매가 병합된다면 대선 이후로 미뤄진다. 이렇게 될 경우 차기 정부에서 진행하게 돼 정책이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기정통부 예고대로 다음달 경매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했던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인 것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당장 쓸 수도 없는 주파수를 달라고 하는 의도가 의심된다"며 "경쟁사 발목잡기만을 위해 정부 정책에도 제동을 거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 SKT 한편이던 KT, 이번엔 잠잠
KT는 그동안 SK텔레콤과 함께 LG유플러스가 요청한 주파수 할당을 반대하며 추가 조건 부과를 촉구했지만, 이번에서만은 입장이 엇갈린다.
앞선 LG유플러스의 20㎒ 폭 할당 요청에 대해서는 '특혜'라며 추가 조건이 부과의 필요성에 대해 SK텔레콤과 한 목소리를 냈었다.
그러나 이번 SK텔레콤 인접대역 40㎒ 폭 추가 할당에 대해서는 특별히 동조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현재 사용중인 주파수 대역이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 사이에 있어 어느 대역이든 별도의 투자가 필요하다. 때문에 KT 입장에선 CA가 준비되는 시점에 경매가 이뤄지는 것이 최선일 것으로 풀이된다.
KT 관계자는 "KT도 고객편익 향상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파수 추가 할당을 제안한 SK텔레콤도 내일 자리에서 나올 답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제안에 대한 수용 여부에 따라 주파수 전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모든 사업자가 동등하게 주파수를 가져갈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심지혜 기자(s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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